코로나 끝났는데도 ‘긱 워커’ 왜 늘지?…美 경제마저 바꾼다 [세모금]
우버이츠 배달 가방을 멘 한 남성이 자전거를 타고 배달을 하고 있다. [로이터]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미국 노동시장에서 초단기 임시직을 뜻하는 이른바 ‘긱 워커(Gig Worker)’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팬데믹을 거치면서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음식 배달이 대표적으로, 진입 장벽이 비교적 낮은 데다 근무 시간을 유연하게 조정할 수 있다는 점에서 부수입을 얻으려는 젊은층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24일(현지시간) CNN은 미 차량공유 및 음식배달 플랫폼 동업조합인 ‘플렉스’의 집계를 인용해 지난 12개월 동안 우버와 도어대시, 리프트 등 각종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수입을 번 미국인이 2300만명을 넘어섰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긱 워커들이 미국 경제를 바꾸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2월 우버는 자사의 차량공유 서비스와 음식배달 서비스를 통해 소득을 얻은 이들이 지난해 4분기 540만명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음식배달 플랫폼인 도어대시는 월 기준 약 200만명의 ‘대셔(Dasher·음식을 배달하는 독립계약 노동자)’가 일을 하고 있고, 10년 전 출시 이후부터 현재까지 플랫폼을 거쳐간 대셔가 약 1300만명에 이른다고 밝혔다.

긱 워커는 코로나19 팬데믹과 이로 인한 재택근무, 배달 수요 증가와 함께 빠르게 증가했다. 지난 5월 시카고대학의 연구에 따르면 초단기 임시업무로 소득 신고를 한 이들은 불과 몇 년 전까지만해도 월 기준 100만명 수준이었지만, 최근 이 수치는 500만명으로 증가했다.

긱 워커의 인기는 팬데믹 이후에도 이어지고 있다. 정규직 근로자가 받을 수 있는 건강보험이나 퇴직금 등의 혜택은 없지만, 자유로운 근로시간 조정이 가능하고 업무 자율성도 높기 때문이다.

루이스 하이먼 코넬대 교수는 “근로자들은 전통적인 서비스직에서는 볼 수 없는 자신만의 시간을 누릴 수 있다”면서 “식당이나 다른 서비스업에는 종사하고 싶지 않은 이들의 대안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각종 온라인 플랫폼이 제공하는 일자리는 실직을 했거나 새 일자리를 구하고 있는 이들에게도 매력적인 선택지다. 투입된 시간과 노동력에 비례하는 비교적 안정된 수익에 더해, 이를 통해 구직 활동에 필요한 경제적·시간적 여유도 늘어나기 때문이다.

하이먼 교수는 “일부 사람들에게 긱 워커는 급전을 빌리는 것의 대안이 될 수 있다”면서 “불안정한 시기를 극복하기 위한 방법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에리카 그로센 전 노동부 국장은 “긱 워커로 일하면서 사람들은 다음 직업을 찾기 위한 충분한 시간을 가질 수 있다”면서 “회사에서 해고됐을 때도 긱 경제는 실업보험이나 가족, 친구, 저축에 의존하는 것보다 더욱 안전한 쿠션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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