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자본갭투자로 전세금 편취…피해금액 188억원
공인중개사 등 자격증 없어도 불법 광고 게시…운영자 방관
‘무자본 갭투자자 모집’ 등 전세사기 유도 글 올려
임차인 데려올 때마다 보상금 받기도
경찰 “임차인 추가 피해 여부를 확인…추가 공범 수사할 것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경찰이 ‘무자본 갭투자’ 수법으로 전세 보증금을 가로챈 일당 등 총 141명을 검거해 검찰에 넘겼다. 전세사기 범죄를 저지르는 과정으로 부동산플랫폼에 불법으로 광고를 올린 것을 방조한 운영자도 송치됐다. 경찰이 전세사기와 연계해 부동산 플랫폼을 수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일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무자본 갭투자의 형식으로 전세보증금을 편취한 임대인 A(42) 씨와 B(29) 씨, C(33) 씨를 사기, 부동산 실권리자 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구속 송치했다. 이들이 피해자들로부터 빼돌린 피해 금액은 188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A씨와 B씨는 무자본 갭투자를 이용해 임차인의 전세보증금을 빼돌린 혐의를 받는다. 컨설팅업체 대표 C씨는 A씨의 부동산 관리를 위탁받아 피해금 일부를 편취했다. 아울러 초과 중개수수료를 받은 공인중개사와 명의수탁자 등 37명을 송치했다.
이번 사건은 공인중개사 자격이 없어도 부동산 중개플랫폼에 불법 광고를 올려 피해가 가중됐다. 여기서 D(42) 씨는 자신이 운영하는 Z 부동산 중개플랫폼에 불법 게시물이 올라온다는 것을 알면서도 조치를 취하지 않은 부작위에 의한 사기와 공인중개사법 위반 방조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D씨가 공인중개사 자격 없이 불법으로 게시한 광고 8800여건을 방조한 것으로 판단, 해당 플랫폼을 기반으로 10건의 대규모 전세사기 사건이 일어나 약 30억원의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관련 피의자는 113명에 이른다.
경찰은 지난 2021년 3월부터 해당 부동산 플랫폼에 올라온 게시글 29만건을 분석해 다수 게시자를 선별하고, 이들이 전세사기 사건의 관련자들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D씨가 운영하는 부동산 플랫폼은 명함 인증을 통해 공인중개사나 컨설팅업자 등만 가입할 수 있지만, 자격증이 없어도 게시글을 올릴 수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국내 대형 부동산 플랫폼과는 달리 리베이트 금액이 기재돼 있었다. 리베이트는 임차인을 구해온 이들에게 지급되는 금액으로, 개당 100만원을 지급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 뿐만 아니라 해당 부동산 플랫폼에는 ‘무자본 갭투자자 모집’, ‘외부감정’ 등 전세사기 범행의 유도하는 게시글도 공유할 수 있도록 한 동시에 임차인에게는 리베이트 내용이 보이지 않도록 했다. 이 부동산 플랫폼을 이용한 전세 사기 피의자들이 저지른 전체 사기 범행 총액은 5123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임차인들의 추가 피해 여부를 확인하고 추가 공범을 계속 수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문제가 된 부동산 플랫폼에 대해선 전세 사기 관련 게시글을 삭제하고 게시자에 대해 적의 조치를 할 수 있도록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요청했다”며 “이외 비슷한 구조의 부동산 플랫폼에 대해서도 위법 여부 등을 확인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yckim6452@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