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용병기업 바그너 그룹의 지난달 무장반란 이후 러시아 군 고위 인사들이 대거 구금됐다는 설이 사실로 드러났다. 반란 가담 의혹을 받고 있는 군부실세 세르게이 수비로킨 항공우주군 사령관 역시 현재 구금 중인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전현직 군 관료들의 사망 소식까지 잇따르며 러시아 군 수뇌부 내 혼란이 커지는 모양새다.
1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수비로킨이 모스크바에 구금돼 심문을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군부 2인자 수비로킨은 바그너 그룹 수장인 예브게니 프리고진과 두터운 친분이 있어 반란에 공모했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이미 복수의 외신은 지난달 수로비킨이 숙청대상에 올라 구금됐을 가능성을 제시한 바 있고, 실제 그는 바그너그룹이 모스크바 진격을 멈춘 후 모습을 감췄다.
이 소식통은 수로비킨이 범죄혐의로 기소된 것이 아니라면서 “그가 반란 계획을 알고 있었지만, 관여는 하지 않았다”고 부연했다.
WSJ은 반란이 시작된 후 수로비킨을 포함해 최소 13명의 고위 군 관료들이 구금됐고, 이 중 일부는 석방됐다고도 전했다. 직무 정지 혹은 경질된 관료도 최소 15명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됐다.
소식통들은 러시아 정부가 반란과 관련된 인물을 제거하기 위한 작업을 본격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WSJ은 “감금은 더 이상 믿을 수 없다고 여겨지는 이들을 군 수뇌부에서 제거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더군다나 군 고위 관료들의 사망 소식까지 전해지며 러시아 군부의 어수선한 분위기는 더욱 가중되고 있다. 지난 11일 올레그 초코프 러시아 남부군관구 부사령관이 자포리자주 남부에서 우크라이나군의 미사일 공격을 받아 사망했다. 그는 이번 전쟁 중 사망한 러시아군 최고위 인사다.
전날에는 전 러시아 잠수함 지휘관인 스타니슬라프 르지츠키가 러시아 남부 크라스노다르의 한 공원에서 총격에 피살되는 일이 발생했다. CNN은 “전쟁에서 장군을 잃는 것은 불행하게 보일 수 있지만, 하루 사이에 두 명이나 사망하는 것은 부주의한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면서 “두 인사의 사망은 러시아 군부 내 결함과 이견을 보여주는 예”라고 분석했다.
군부의 내부 분열도 가시화되고 있다. 지난 12일 외신 등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남부 전선에서 러시아군을 지휘하고 있는 러시아군 고위 장성이 자국 국방부 지도부가 군에 충분한 지원을 제공하지 않아 군을 배신했다고 비난한 후 돌연 직위 해제됐다.
당시 러시아 제58연합군의 사령관인 이반 포포프는 텔레그램 채널을 통한 음성메시지에서 “대(對)포대 전투의 부족과 포병 정찰기지의 부재, 적 포병으로 인한 러시아군의 대량 사망·부상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면서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이 나를 해임했다”고 밝혔다.
러시아의 블로거 리바르(rybar)는 포포프의 폭로가 쇼이구 장관과 함께 발레리 게라시모프 군 총참모장을 동시에 겨냥한 것이라고 설명하면서 “포포프와 게라시모프의 갈등은 군 단결 부족을 드러내고 있다. 적군은 이를 분명히 이용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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