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러시아에서 무장반란을 일으켰던 용병기업 바그너 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을 향해 독극물 암살 가능성을 조심하라고 경고했다.
13일(현지시간) 바이든 대통령은 핀란드 헬싱키에서 진행된 사울리 니니스퇴 핀란드 대통령과의 공동회견에서 프리고진의 신병에 대한 질문에 “만약 내가 그라면 먹는 것을 조심할 것”이라며 “나는 메뉴를 계속해서 경계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프리고진이 어떻게 될지는 신만이 안다”며 “우리는 그가 어디 있는지, 그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어떤 관계인지조차 확신하지 못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그는 “농담은 제쳐두고 (프리고진의 운명을) 나는 모른다. 누가 알겠냐”면서 “러시아에서도 프리고진의 미래를 확실히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농담’으로 일축한 이 같은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은 독살로 정적을 제거하거나 혹은 시도 의혹을 받고 있는 푸틴 대통령을 염두한 ‘뼈 있는 농담’으로 해석된다. 바그너그룹의 반란이 러시아 정부와의 합의 하에 하루만에 일단락되기는 했지만, 푸틴 대통령이 자신에게 반기를 든 프리고진을 살해할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일각에서는 푸틴 대통령과 프리고진이 다시 밀착하는 것을 막기 위해 바이든 대통령이 일종의 심리전을 펼친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앞서 지난 2018년 러시아 정보총국(GRU)은 영국으로부터 전직 스파이었던 세르게이 스크리팔과 그의 딸에 대한 독살 미수 사건의 배후로 지목받았으나 러시아는 이를 부인한 바 있다. 러시아의 대표적인 반체제 인사인 알렉세이 나발니의 경우 지난 2020년 비행기에서 갑자기 독극물 중독 증세로 쓰러지면서, 푸틴 대통령이 나발니를 독살 시도하려 했다는 주장이 지속해서 제기돼 왔다. 나발니는 지난 2011년 만든 반부패재단을 통해 러시아 고위직들의 의혹을 폭로해왔다.
또한 독일 경찰은 지난 5월 베를린에서 발생한 두 러시아 야권 인사의 사망과 관련해 독살 가능성을 놓고 조사를 진행 중이다. 두 인사는 앞서 지난 4월 푸틴 대통령의 또 다른 정적인 전 러시아 석유재벌 미하일 호도르코프스키가 베를린에서 연 회의에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프리고진은 반란 이후 현재까지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는 상태다. 다만 지난 6일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이 프리고진이 러시아에 머물고 있다고 밝힌데 이어 반란 닷새 후 푸틴 대통령과 면담한 사실까지 알려지면서, 프리고진의 ‘러시아 체류설’은 기정사실화되는 모양새다.
한편 이 자리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바그너 반란 사태 이후 러시아의 핵무기 사용 우려에 대해 “푸틴이 핵무기를 사용할 실질적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치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서방뿐 아니라 중국 등도 (러시아에) 그렇게 하지 말라고 말해왔다”고 말했다. 이달 초 파이낸셜타임스(FT)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3월 러시아 국빈 방문 당시 푸틴 대통령에게 직접 핵무기 사용을 자제할 것을 요구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전쟁이 향후 몇 년간 지속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전쟁을 지속하는 것이 경제적·정치적으로 러시아의 이익이 아니라고 푸틴이 결국 결정할 환경이 될 것으로 생각하지만, 어떻게 될지 정확히 예측할 수는 없다”면서도 “푸틴이 전쟁에서 이길 가능성은 없다. 이미 졌다”고 강조했다.
또한 우크라이나가 전쟁이 끝나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가입할 수 있을지에 대한 질문엔 “(전쟁 중인) 어떤 나라가 나토에 가입하면 동맹 전체를 전쟁으로 끌어들일 수 있다”면서 “우크라이나는 나토에 가입할 것이다. 언제냐의 문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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