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장애인 활동보조사로 일하는 어머니가 2년간 돌보던 지적장애 2급 남성에게 밀쳐져 뇌를 크게 다쳤다며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면죄부를 주면 안 된다'고 호소하는 사연이 공개됐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지적장애 2급이라는 이유로 한 가정을 뭉개버린 가해자'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 A씨에 따르면 사건은 지난달 13일 오후 5시 30분쯤 대구의 한 마트에서 발생했다. 피해자인 A씨 어머니는 지적장애 2급인 남성 B씨의 활동보조인으로 2년 동안 일해 왔는데, 사건 당일 키 180㎝에 몸무게 100㎏ 정도인 B씨가 돌연 강하게 밀쳐 쓰러뜨린 탓에 심각한 뇌손상을 입었다.
A씨는 "어머니께선 '집으로 가자'는 행동을하며 5~6미터 뒤에서 (B씨를) 뒤따라가던 중이었다"며 "하지만 B씨는 가던 길을 멈추고 다시 돌아와 마주보고 있는 저희 어머니를 강하게 밀쳐서 어머니가 방어조차 못하고 뒤로 쓰러져 날아가며 바닥에 머리를 부딪혔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B씨는 쓰러진 어머니를 보고도 뒷걸음질 하며 도망을 쳤고 결국 마트측 보안요원에게 잡혔다"며 "아무리 지적장애2급이라 할지라도 장애인이라면 그 자리에서 벌벌 떨거나 뒤도 안 돌아보고 도망을 가야 그것이 사리분별 판단 못 하는 장애인이 아니냐, 범죄를 인지하고 쓰러진 모습을 쳐다보며 도망을 갔다는 것은 지적장애2급 장애인이 할 수 있는 행동이 아니라고 본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A씨는 119구급대의 연락을 받고 병원 응급실에 갔다며 두개골 골절, 외상성 두개내출혈, 후두 골절, 뇌진탕 등 어머니가 받은 전치 8주의 진단명을 공개했다. 그러면서 "현재 후유증으로 냄새를 전혀 못 맡으시고 발음도 어눌해지셨다. 10분 전 이야기하던 것도 잊어버리고 되묻는 경우도 있다"고 토로했다.
하지만 가해자 측은 '장난으로 그랬을 것'이라며 합의를 요구하고 있다고 한다.
A씨는 "28일쯤 가해자 어머니가 전화 와서 '아이가 장애를 갖고 있다. 장난으로 한 건데 이해를 바란다'며 명분도 없이 합의서를 써달라고 이야기 하더라"며 "앞으로 어머니가 얼마나 치료를 받아야하고 어떤 후유증을 평생 갖고 살아가야 하는지 모르는데 합의서 작성해달라는 가해자 측 부모들은 대체 무슨 경우로 이러는지 모르겠다"고 분노했다.
그는 "범죄 가해자가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감형되고 정상참작이 돼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잠재적 피해자가 무조건 생기게 되니, 장애인을 처벌 못한다면 부모라도 연대책임을 질 수 있게 해달라"는 내용의 국민동의청원을 12일 국회에 제기하기도 했다.
사연을 접한 한 누리꾼은 "저도 중증 장애 부모로서, 아이 돌발행동 문제는 부모님 잘못이 맞다. 사회의 일원으로 살아가도록 만들어 놓는 게 인생 목표"라며 A씨를 위로했다. 다른 누리꾼들도 "활동보조인 파견 기관에 산재 접수 요청하시고 치료에 집중하세요", "모든 2급 장애인이 폭력을 휘두르진 않는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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