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 인공지능(AI) 열풍이 글로벌 시장을 휩쓸면서 뭉칫돈을 끌어모은 탓에 가상자산 업체들은 돈가뭄에 시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1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리서치업체 피치북을 인용, 지난 2분기 가상자산과 관련한 벤처캐피탈(VC) 투자 규모가 2020년 이후 가장 적었다고 전했다.
전세계 가상자산과 관련한 투자규모는 2022년 1분기 120억달러에 달했지만 올해 2분기엔 22억달러로 쪼그라들었다.
이에 비해 AI 및 머신러닝 투자규모는 올해 2분기 202억달러로, 지난해 4분기 142억달러에서 크게 늘었다.
로버트 르 피치북 가상자산 연구원은 “한때 가상자산을 지원했던 많은 투자자들이 잡음이 많은 가상자산에서 AI라는 최신 발전 산업으로 옮겨가는 경향을 반영한다”고 밝혔다.
실제 벤처캐피털 중 하나인 밀레니얼 캐피날은 한때 블릭스트림 같은 가상자산 업체에 통 큰 투자를 했지만 최근엔 “AI가 블록체인보다 훨씬 더 실제로 사용되고 있다”며 투자 방향을 바꿨다.
앞서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베이스 공동창업자인 프레드 어셤이 세콰이어 캐피털 출신 매트 후앙과 함께 만든 투자회사 패러다임은 한때 웹사이트에 가상자산에 대한 언급은 삭제하고 AI를 집중적으로 소개했다가 가상자산 투자자들로부터 배신자란 거센 비난을 받은 뒤 “실수였다”고 해명하기도 했다. 후앙은 지난달 트위터를 통해 “가상자산과 AI 모두 흥미롭고 서로 중복되는 영역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가상자산 업체들은 AI와 연관성을 찾아 홍보하는데 열을 올리고 있다.
블록체인 기반의 컴퓨팅 리소스 제공업체인 제신은 가상자산과 AI의 융합을 내세워 기술 인프라 스타트업이라고 홍보하고 있다. 이 회사의 해리 그리브 공동 창업자는 블룸버그에 “우리는 스스로를 가상자산 프로젝트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다만 가상자산 관련 업체들에 대한 벤처캐피털의 관심 감소에도 가상자산 거래는 여전하다.
유력 벤처 투자사인 안드레센 호로위츠는 이미 45억달러에 달하는 최대 규모의 가상자산 펀드를 조성했으며, 미국에 비해 규제가 덜한 영국 런던에 사무실을 개설했다.
이 회사의 알리 야히아 총괄 파트너는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같은 대기업들이 (AI라는) 성장 산업에 이미 상당한 지배력을 구축했다”면서 “가상자산은 AI가 필요로 할 수 있는 분산화를 제공함으로써 AI를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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