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주택산업연구원 세미나
기업구조조정 리츠로 풀어야
[헤럴드경제=박자연 기자]지방의 장기적체 미분양 해소를 위해 기업 구조조정 리츠를 활용해야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주택산업연구원은 5일 박정하 국민의힘 의원실과 공동으로 개최한 세미나에서 현재 주택시장은 작년 초 부터 1년여 간의 단기 급락 후 조정국면을 지나고 있으며, 앞으로 점진적인 경기회복과 금리 하락에 따라 수도권과 지방광역시 인기지역은 회복세를 보일 수 있지만 수요압력이 크지 않은 여타지역은 조정국면이 길어질 수 있고 미분양도 장기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늘어가는 미분양과 지방경제, 제2금융권 안정을 위해 대책으로 기업구조조정 리츠를 언급했다. 기업구조조정 리츠는 2008년 금융위기 때 활성화대책을 추가해 시행된 적이 있는 조치다. 주택시장 활성화기에 폐지된 구조조정 리츠에 대한 신용보강과 세제·금융지원 등 정부지원대책을 복원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주산연은 주택가격 결정요인 중 가장 중요한 네 가지 요인으로 경기, 주택수급, 주담대 금리와 정책변수를 들고, 현재 시장정상화를 지향하는 강력한 규제완화 및 세제·금융정책과 급격한 공급 감소는 회복요인으로, 그리고 횡보하는 경기와 금리는 하방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풀이했다.
그러면서 이들 요인을 종합해 볼 때 전반적으로 현재는 상승요인이 약간 우세한 상황이지만 앞으로 금리향방과 2·3 금융권 안정여부가 추가적인 하락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주산연은 정부가 발표하는 미분양통계는 주택사업시행자에게 문의하여 집계한 것으로 4월말 기준 7만1000호 수준이지만, 과거 경험에 비추어 주택경기 침체기에는 실제 청약 및 계약기준 미분양 보다 30~50% 수준 적게 응답하는 경향이 있으므로 현재 실질적인 미분양은 10만호를 초과한 것으로 추정했다. 이어 장기적체 가능성이 큰 지방 미분양에 대해서 특단의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건설업과 제2금융권의 부실화가 우려되므로 특단의 대책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주산연은 금융위기 직후에 시행됐던 미분양해소를 위한 구조조정 리츠는 건설사와 대출금융기관, 투자자, 임대세입자 모두 성과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즉 이번에도 시장이 최악의 상황에 처하기 전에 선제적으로 미분양해소용 구조조정 리츠를 활성화해서 지방의 미분양 적체를 하루빨리 해소하고 제2금융권 불안요인을 완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얘기다.
주산연은 폐지된 제도를 하루 빨리 복원하고 과거 시행과정에서 미비점으로 나타난 보유세 등에 대해서도 보완책을 강구해야한다고 주문했다.
이날 세미나를 공동주최한 박정하 의원은 “주택시장에서 주택 수요가 급감한 주요한 배경으로 고금리의 지속과 주택건설 자금 조달의 어려움을 꼽고 있다”며 “특히 상대적으로 시세가 낮은 비수도권의 주택을 지은 건설사는 원가 보전을 위해 분양가를 높게 책정하다 보니 비수도권 미분양주택의 장기 적체 심화로 이어지게 된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박 의원은 “2008년 금융위기 당시 미분양주택 완화책으로 시행된 CR리츠를 활용하여 공모절차 간소화, 세제지원, 과세특례 등의 실질적인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