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잡하고 심각한 한반도 안전환경’…미중 관계·러 상황 주시
'행동 대 행동' 원칙 재확인…한미 훈련에 비례적 대응 시사
강경파 ‘대남·대미通’ 김영철 복귀…메시지 무게 한층 강화
“美에 반기든 국가들과 연대 강화”…적극적 ‘대외활동’ 예고
[헤럴드경제=최은지 기자] 북한이 올해 하반기에도 ‘행동 대 행동’ 원칙을 재확인하기로 하면서 고강도 도발을 이어갈 전망이다. 눈에 띄는 부분은 ‘정치외교적’으로 기민하게 대응하겠다고 언급한 부분이다. 북한은 남북·북미정상회담 테이블에 앉았던 상징적인 ‘강경론자’ 김영철 전 통일전선부장을 정치국 후보위원으로 보선하면서 최선희 외무상과 함께 본격적으로 공세적인 외교를 펼칠 것으로 보인다.
19일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16일부터 18일까지 사흘간 진행한 당 중앙위원회 8기 제8차 전원회의 내용을 보도했다. 통신은 이번 전원회의가 올해 상반기 주요 사업을 결산하고 ‘변화된 국제 정세에 대처한 국가 외교 및 국방 전략’에 대한 문제를 논의한다고 밝혔었다.
북한은 현 국제정세를 ‘걷잡을 수 없이 복잡하고 심각하게 변화하는 조선반도 안전환경’이라고 규정하며 “우리 국가로 하여금 군사적 잠재력의 부단한 갱신과 자위력 강화를 향해 더 빠르게 질주할 것”이라고 당위성을 부여했다.
앞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해 연말 개최된 당 전원회의에서 “신냉전 체계로 명백히 전환되고 다극화 흐름이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고 밝힌 것을 고려할 때, 최근의 정세를 ‘복잡하고 심각하게 변화한다’는 인식으로 변한 것이다. 한미일 밀착 협력에 북중러 연대로 맞서려는 북한의 대외전략을 두고 최근 미중 관계의 변화를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통신은 이번 전원회의 보고에서 “적들이 의도적으로, 노골적으로 고취하는 군사적 긴장 격화 책동에 대항해 ‘행동 대 행동’의 원칙을 철저히 견지하며, 항상 압도적이고 공세적인 대응 조치들을 지체없이 강력히 결행해야 한다”며 “전원회의는 그 실행을 위한 구체적 방안들과 대응 방식들을 일치가결로 승인했다”고 보도했다.
한미, 한미일 군사연합훈련에 비례적으로 대응하겠다는 기존의 군사 대응 원칙을 재확인하면서도 이번 전원회의에서 ‘실행을 위한 구체적 방안들과 대응 방식’을 논의했고, 이를 ‘승인’했다고 밝힌 것이다. 구체적인 방안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지만 북한이 직접 대응 카드를 예고하면서 하반기 예정된 대규모 연합훈련에 맞대응할 가능성이 높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일회성의 무기 대응뿐만 아니라 작전적으로 대비를 하겠다는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며 “원칙만 밝힌 것이 아니라 대응 카드가 있다는 것을 구체적으로 표현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북한은 군사적 대응뿐만 아니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으로 잠잠했던 공세적인 외교와 반미(反美) 연대 구축을 공고히 하기 위한 활발한 ‘대외활동’을 예고했다.
통신은 이번 전원회의에서 “우리의 인내와 경고를 무시한 적대세력들의 무분별한 전쟁도발 책동으로 조선반도의 안전환경이 극도로 악화되고 있는데 대해 심각히 분석 평가되고 이에 군사기술적으로, 정치외교적으로 예민하고 기민하게 대응해야 할 절박성이 언급됐다”고 전했다.
또한 “당 중앙위원회 정치국은 격돌하는 국제 군사정치정세에 대처해 미국의 강도적인 세계 패권전략에 반기를 든 국가들과의 연대를 가일층 강화하는 것을 비롯해 대외활동을 철저히 국권 수호, 국익 사수의 원칙에서 자주적으로, 보다 적극적으로 벌려나가기 위한 중대 과업들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2018년 비핵화 협상의 실무를 맡았던 김영철 전 통전부장이 당 정치국에 복귀한 것에 주목된다. 김영철은 2021년 제8차 당대회에서 대남비서 자리가 없어지면서 통전부장으로 사실상 강등됐고, 지난해 6월 당 제8치 5차 전원회의에서는 후배인 리선권이 통전부장에 오르면서 자리를 넘겨줬다.
‘하노이 주역’이었던 최선희 외무상의 최근 늘어난 활동량과 대표적인 ‘강경론자’인 김 전 부장의 정치국 복귀에 따라 대미·대남 외교전략이 공세적으로 펼쳐질 전망이다. 기존 외교라인에 대미·대남 업무를 모두 경험했던 김 전 부장이 갖는 무게감을 더해 외교적 메시지에 무게를 싣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홍 실장은 “외교무대에서 최선희의 활동량이 많아지는데 대해 대남 관련 공세성을 가질 인물로 김영철을 다시 당 정치국에 복귀시키면서 김영철의 담화나 행동에 일종의 압도감을 의도적으로 노린 것으로 보인다”며 “최선희가 북중러 연대와 미국의 공세를 외교적으로 방어하는 것을 주축으로 하고, 그 과정에서 국방과 대남 관련해 강경 태도를 김영철이 하는 투트랙 전략으로 나서 것”이라고 내다봤다.
북한은 전날 올 하반기 6·25전쟁 정전협정 체결일 70주년과 정권수립일 75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백두산위인칭송국제축전 조직위원회 확대회의했다고 알리며 7월 10일∼9월 15일 기간을 ‘국제경축기간’으로 설정하고 지역별, 국가별 준비사업을 적극 추동하고 조정한다고 공보문을 통해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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