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는 언론 공개 상황에서 사실과 다른 내용 의도적으로 비판한 것”
[헤럴드경제=최은지 기자] 한국 정부는 “싱하이밍 주한중국대사가 한국 각계 인사들과 접촉하고 교류하는 것은 그의 업무”라는 중국 외교부의 입장에 대해 “우리 정부는 주한대사가 정치인을 접촉한 것에 대해 문제 삼고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13일 밝혔다.
임수석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문제가 되는 것은 주한 대사가 언론에 공개될 것이 명백한 상황에서 사실과 다른 내용으로 의도적으로 우리 정부의 정책을 정면으로 비판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는 외교 사절의 우호 관계 증진 인물을 규정한 비엔나 협약과 외교 관례에 어긋나는 매우 부적절한 언행으로, 국내 정치에 개입하는 내정 간섭에 해당될 수도 있는 만큼 이에 대해 엄중한 경고와 강한 유감을 표명한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중국 외교부는 눙룽 외교부 부장조리가 지난 10일 정재호 주중한국대사를 불러 “한국 측이 싱 대사와 이재명 야당 대표가 교류한 것에 부당한 반응을 보인 것에 대해 교섭을 제기하고 심각한 우려와 불만을 표명했다”고 밝혔었다.
한국 외교부는 한국 정부가 문제제기하는 것인 싱 대사가 이 대표를 비롯한 정치권 인사들을 접촉한 것이 아니라, 우호 관계 증진 임무를 맡은 외교사절이 다수의 언론 매체 앞에서 사실과 다른 내용과 묵과할 수 없는 표현으로 우리 정책을 비판한 것이 ‘비엔나 협약’과 외교 관례에 어긋나는 것이라고 재차 강조한 것이다.
양국 외교부가 대사를 맞초치해 항의한 이후 외교 채널을 통해 추가 협의를 이어간 정황은 아직까지 나오지 않고 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가 13일 싱 대사와 관련해 “중국 측이 숙고해 보고 그에 대해 적절한 조치를 취해줄 것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힌 것과 관련, 외교부 당국자는 “구체적으로 (중국) 정부나 싱 대사를 두고 지칭한 것은 아니다”라며 “중국의 전반적인 조치가 어떻게 이뤄지는 것인지 보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 정부가 싱 대사를 ‘페르소나 논 그라타’(Persona non grata·외교 기피 인물) 지정을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에 대해 정부 차원에서 이를 검토하거나 언급한 적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싱 대사를 초치한 것도 페르소나 논 그라타 지정을 염두해 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페르소나 논 그라타는 외교관계에 관한 비엔나 협약 제9조에 따라 접수국은 언제든지, 결정을 설명할 필요 없이 공관장이나 또는 기타 공관의 외교 직원이 기피 인물이며, 또는 기타의 공관 직원을 받아들일 수 없는 인물이라고 파견국에 통보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김대중 대통령 시절인 1998년 러시아가 우리 참사관을 추방하자 한국 주재 러시아 대사관 참사관을 맞추방한 사례가 유일하다. 그러나 러시아가 이에 대항해 한국 외교관 5명을 추방하는 등 외교 문제로 비화돼 당시 우리 외교부 장관이 사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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