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희량 기자] MZ세대를 중심으로 시작된 하이볼 열풍에 GS25에 이어 CU에서도 한국 증류주로 만든 ‘K-하이볼’을 출시했다. 기존 위스키 하이볼의 확장판으로 전통주를 젊은 층에게 알리고 4050세대들도 신규 소비자로 유입하려는 구상이다.
CU, 전통주 하이볼 ‘안동하이볼’ 판매 시작
14일 업계에 따르면 이날부터 수제맥주회사 어메이징브루잉컴퍼니는 CU를 통해 전통주 하이볼 ‘안동하이볼’을 판매한다. 안동하이볼은 대한민국 3대 명주(名酒)로 손꼽히는 안동소주와 발효주를 섞은 것으로 기타 주류로 분류된다.
‘명품 안동소주’는 100% 국내산 쌀과 지하 158m 천연 암반수로 제조돼 깊고 부드러운 맛이 특징이다. 쌀소주의 참맛을 느낄 수 있는 원액에 국화향 ·생강향이 더해져 더욱 깊은 풍미를 느낄 수 있다.알코올 도수는 9도다.
‘안동하이볼’=명품 안동소주+발효주…도수 9도, ‘화요하이볼’보다 높아
제조사가 꼽는 안동하이볼의 강점은 술에서 느껴지는 ‘타격감’이다. 김태경 어메이징브루잉컴퍼니 대표는 13일 진행된 론칭 행사에서 “저도수의 달달함이 아니라 마신 느낌을 확 주는 타격감이 특징”이라며 “전통주를 알고 싶은 젊은 소비자도 쉽게 즐길 수 있는 일종의 ‘입문주’인 셈”이라고 말했다.
일반 위스키 하이볼은 위스키와 탄산수의 조합으로 알려져 있다. 일본에서는 희석식 소주와 탄산수, 과즙을 넣은 일본식 하이볼인 츄하이(チュ-ハイ)가 있다. 안동하이볼은 소주가 ‘하드셀처(Hard Seltzer·탄산수와 알코올·과일향을 가진 술)’와 만난 한국형 하이볼이다. 기자가 실제로 마셨을 때는 탄산감이 느껴지면서 와인보다는 덜 달지만 소주의 깔끔함이 느껴졌다.
“RTD하이볼 구매자 10명 중 8명, 2030세대”
하이볼은 최근 젊은층 사이에서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 실제 CU에서 판매되는 연령대별 하이볼 매출 비중(6월 1~12일)을 보면 78.3%가 2030세대였다. 가장 비율이 높은 연령은 20대로 46.2%였고 30대 32.1%, 40대 12.4% 등의 순이었다. 매출도 상승 중이다. 최근 한 달(5월 14일~6월 12일) 동안 CU의 하이볼 매출은 지난해 말 첫 RTD(Ready To Drink) 하이볼 출시 초기 대비 64.9% 증가했다.
안동명품소주와 제조사·CU는 안동하이볼을 통해 전통주에 대한 젊은 층의 관심이 높아지기를 기대하고 있다. 안동하이볼에 들어가는 안동명품소주는 고도수 증류주로 현재 해외 매출 비중이 70%로 국내(30%)의 2배 이상인 상황이다.
MZ세대를 겨냥한 디자인도 눈길을 끈다. 캔의 전면부에 그려진 국화 심볼은 안동시의 산촌마을 도촌리의 국화 꽃밭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어졌다. 일본 삿포로맥주의 심볼인 붉은 별처럼 안동하이볼을 기억할 수 있는 심볼에 특히 신경을 썼다고 한다. 폰트도 개발했다. 안동의 대표적 위인이자 조선시대를 대표하는 유학자 퇴계 이황의 서체를 재해석, 안동하이볼 폰트로 재탄생시켰다.
GS25 ‘화요하이볼’ vs CU ‘안동하이볼’…승자는?
안동명품소주의 현재 경쟁자는 전통주 콘셉트로 GS25가 최근 광주요그룹·카브루와 함께 만든 ‘화요하이볼’이 될 것으로 보인다. 화요하이볼은 화요 원액, 토닉워터, 레몬 농축액을 섞어 만들어졌다. 도수, 가격, 용량 모두 안동하이볼(9도)이 화요하이볼(6도)에 비해 높다. 캔당 가격은 안동하이볼(500㎖)이 6900원, 화요하이볼(355㎖)이 5500원이다.
어메이징브루잉컴퍼니는 디저트 와인맥주 ‘빌라엠 비라’, 식이섬유가 함유된 현대약품 미에로화이바와 협업한 ‘미에로 하이볼’을 출시한 데 이어 전통주 하이볼 안동하이볼까지 출시하면서 MZ세대 뿐만 아니라 증류식 소주를 선호하는 4050세대까지 고객층을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어메이징브루잉컴퍼니 관계자는 “회사 창립 이후 꾸준히 실험적이면서도 전문성 높은 제품들을 선보이고 있다”며 “올 여름 안동하이볼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K-하이볼로 또 다른 전통주 전성시대를 이끌어 나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