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배우 김태리가 외국어 자막 제작자를 재능 기부로 구인한다는 글을 올렸다가 ‘열정페이’ 논란으로 뭇매를 맞자 “생각이 부족했다”며 직접 사과했다. 앞서 소속사가 나서서 올린 사과문이 역풍을 맞자 배우 본인이 직접 나섰다.
김태리는 23일 밤 공식 인스타그램에 “저를 사랑해 주시는 분들께 재능 기부라는 형식으로 다가갔으면 안 됐다. 분명한 잘못이며 제 스스로가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닫고 깊이 반성한다”며 장문의 사과문을 게재했다. 사과문은 한국어과 영어로 각각 올라왔다.
그는 “저와 팬분들이 함께 무엇인가를 완성해 본다면 의미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에만 집중하게 되어 마음이 앞서 행동을 했다. 가장 중요한 문제에 있어 조심스럽게 다가갔어야 했는데, 명백히 제 생각기 부족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저의 짧은 생각과 행동으로 인해 마음 불편하셨을 모든 분들께 죄송하다. 앞으로는 이런 불편함 드리는 일이 없도록 더욱 세심하게 살피고 또 살피겠다”며 “그 무엇보다 지금은 진심 어린 사과가 먼저라는 생각이 들었다. 좋은 마음으로 번역에 지원해 주신 모든 분들께 한 분 한 분 사과 메일을 드렸다”며 “다시 한번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덧붙였다.
김태리는 지난 22일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유튜브 콘텐츠에 외국어 자막을 번역해 달아줄 자막 제작자를 재능 기부로 구한다는 글을 직접 올렸다.
이후 온라인상에서는 연예인이 팬심을 빌미로 팬들의 노동력을 착취하려 한다는 비판이 나왔다. 특히 당사자인 팬들보다 일반 대중들의 비판이 거셌다. 자선사업이나 공공사업 등에 동원되는 재능기부를 배우 개인의 유튜브 채널 운영을 위해 요구한 상황이 논란이 되면서, 무료 번역자 모집글을 직접 쓴 김태리 역시 집중 포화를 받았다.
이후 비판이 거세지자 김태리는 SNS에 올렸던 모집글을 삭제했다. 그러나 뒤이어 소속사인 MMM매니지먼트가 입장을 내놨지만 “해당 콘텐츠로 수익이 창출되지 않고 있다”는 대목이 2차 역풍을 불러왔다. 유튜브 채널을 통해 배우의 글로벌 인지도가 확대되는 것이 배우의 이익과 무관하지 않음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소속사가 당장의 ‘수익이 없다’는 궤변으로 변명에 나섰다는 비판이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