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르스키 사령관 “적 점령 지역 점차 파괴할 것”

바그너 그룹, 전선 이탈 선언…러군 전력 약화

바흐무트서 러시아 고착 후 타 전선 반격 가능성

우크라이나 군이 동부전선 바흐무트 인근서 포격을 감행하고 있다. [AP]
우크라이나 군이 동부전선 바흐무트 인근서 포격을 감행하고 있다. [AP]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우크라이나 동부 전선의 최대 격전지인 바흐무트가 사실상 러시아의 손에 떨어진 가운데 우크라이나 군이 바흐무트 외곽에서 러시아군을 포위해 공격하려는 움직임이 포착됐다. 러시아 용병기업 바그너그룹이 바흐무트 전선에서 완전히 빠지겠다고 선언하면서 러시아 군의 전력이 약화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바흐무트의 전세가 다시 바뀔지 주목된다.

우크라이나 지상군 사령관인 올렉산드르 시르스키 대령은 2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군사 미디어 센터가 공유한 성명에서 “우리는 현재 바흐무트의 일부분을 통제하고 있지만 이는 중요하지 않은 구역”이라면서도 “이곳을 방어하는 중요성은 여전히 남아 있고 상황이 바뀔 경우 도시에 들어갈 수 있는 기회를 확실히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크라이나 군이 도시의 측면을 따라 진격하고 있으며 바흐무트를 전술적으로 거의 포위한 상태라고 전하면서 “이는 우리가 적에 의해 점령된 모든 고층 건물을 통제하고 점차적으로 파괴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나 말리아르 우크라이나 국방부 차관은 텔레그램에 올린 성명에서 우크라이나가 지난 9일 바흐무트 남쪽으로 1평방마일 이상의 영토를 점령했고 이를 통해 적군이 바흐무트 시내에 머무르기 어렵게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측의 발표를 종합하면 우크라이나 군은 러시아 군에게 바흐무트 시내를 내준 대신 도심 깊숙히 끌어들인 뒤 포위, 섬멸하는 작전을 구사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바흐무트 시내 대부분의 건물들이 파괴된 만큼 러시아군은 포격을 피할 엄폐물을 찾기 힘들 가능성이 높다.

예브게니 프리고진 바그너그룹 수장이 지난 20일 러시아 측이 바흐무트를 점령했다고 밝히고 있다. [AP]
예브게니 프리고진 바그너그룹 수장이 지난 20일 러시아 측이 바흐무트를 점령했다고 밝히고 있다. [AP]

앞서 예브게니 프리고진 바그너그룹 수장은 자신의 군대가 바흐무트를 완전히 장악했다고 주장했다. 크렘린궁 역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바그너그룹과 러시아군이 아르테모프스크(바흐무트의 러시아식 명칭) 해방 작전을 완료한 것을 축하했다”고 전했다.

이같은 주장에 대해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참석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우리 병사들은 여전히 바흐무트에 있다”고 공식적으로 부인하며 항전 의지를 다졌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간 공방전으로 폐허가 된 바흐무트 시내 [AP]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간 공방전으로 폐허가 된 바흐무트 시내 [AP]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상대적으로 전술적 가치가 떨어지는 바흐무트를 두고 격렬한 공방전을 이어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G7 정상회의 중 러시아가 바흐무트에서 10만명 이상의 사상자를 냈다고 밝혀 러시아 군의 병력 소모가 극심했다는 점을 강조한 바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우크라이나는 현재 200마일에 걸친 전선에서 오랫동안 기다려온 봄철 대반격을 준비하고 있다”면서 “러시아군이 바흐무트에 계속 묶여있다면 다른 곳에서 우크라이나 군이 타격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프리고진이 이날 “바흐무트를 완전 점령한 뒤 바그너그룹이 오는 25일 모든 임무를 러시아군에게 넘겨주고 전쟁터를 떠날 것”이라고 밝혀 바흐무트에서 러시아 군의 전력이 상당 부분 약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우크라이나 군은 남부 헤르손 지역에서 드니프로 강을 건너 동쪽의 러시아 군을 공격할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하일로 드라파티 헤르손 작전 그룹 사령관은 “강 동쪽 지역을 점령하면 우크라이나 군을 크림반도 국경 근처에 배치할 수 있다”고 밝혔다.


why37@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