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 김상수 기자]최근 한 기업분석연구소가 국내 여성 주식 부호 순위를 발표했다. 널리 알려진 재벌가 오너 등이 순위권에 올랐다. 그 중 생소한 이름 하나, 서울반도체 이민규.
정확히 얘기하자면, 이민규(38) 소믈리에다. 이정훈 서울반도체 대표의 장녀로 서울반도체 보유 지분 자산으로만 560억원대에 이른다. 20살 이후부터 받은 수십억원대 배당금은 제외다. 그리고 현 직업은 소믈리에다.
주식 보유 사실 외엔 베일에 싸였던 정체가 최근 드러났다. 서울반도체 이사로 선임되면서다. 현직 소믈리에가 광반도체 분야 전문 기업의 주요 의사결정에 참여하게 되는 셈이다.
업계 및 공시 등에 따르면, 이 소믈리에는 서울반도체 주식 435만주로 지분 7.47%를 보유하고 있다. 부친인 이정훈 대표(13.59%)에 이어 두번째로 지분이 많은 주주다. 2008년 당시 이 대표는 장남 이민호 현 이소피카 대표에게도 이 소믈리에와 동일하게 지분을 증여했다.
19일 오후 기준으로 이 소믈리에가 보유한 주식 자산은 566억원 규모다. 최근 반도체 업계 불황으로 주가가 하락하면서 그나마 줄어든 자산 규모다. 호황기였을 땐 2000억원 이상의 지분 가치를 보유하기도 했다.
19살 때부터 지분을 상속받으면서 이 소믈리에는 ‘젊은 여성 주식부호’로 세간 이목을 끌었다. 한때는 20대 주식부호 1위에 꼽혀 큰 화제를 낳았다. 하지만 특이한 건 전혀 개인사가 알려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얼굴은 물론, 직업 등도 전혀 알려지지 않아, ‘은둔의 주식부자’로까지 불렸다.
그의 직업이나 이력이 공개된 건 불과 몇 달 전이다. 최근 주주총회를 통해 서울반도체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됐기 때문이다. 소믈리에란 직업도 이제야 공개됐다. 과거 신세계백화점 본관팀에서 일했고, 고려대 생명공학 연구실에서 학업을 이어가는 등의 이력도 있다. 2020년부터 현재까지 소믈리에로 활동 중이다.
서울반도체 이사회는 이 소믈리에를 이사회에 포함시키면서 기존에 없던 ‘기타비상무이사’ 직책을 새로 만들었다. 여러 결격조건이 있는 사외이사와 달리 기타비상무이사는 별도의 자격제한이 없다. 서울 반도체 측은 이 소믈리에의 담당업무와 관련, “전사 경영 전반에 대한 업무”라고 공시했다.
업계는 향후 이 소믈리에가 후계 경영에 참여하게 될지 주목한다. 서울반도체 관계자는 “경영 승계 없이 전문경영인 체제로 운영된다는 원칙에 변함이 없다”고 전했다.
이어 “향후 최적의 전문경영인 채용을 위해 회사 문화나 조직을 잘 이해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이번에 이사로 선임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dlcw@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