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 “피의자들이 비장애인임에도 사적 이익 추구를 위해 장애인 노조를 이용해 범행을 저지른 것에 너무 화가 났습니다.”
서울의 한 재개발 구역 공사 현장에서 장애인 노조 조합원을 채용하라며 폭행 및 협박을 한 건설노조 간부 6명이 검찰에 넘겨졌다.
서울경찰청이 최근 유튜브를 통해 공개한 영상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피의자들로 보이는 이들이 현장 관계자에게 “이거 왜 찍어?”라고 항의하는 장면이 담겼다.
관계자가 “사장님한테 지시받아서 하는 거예요”라고 말하자 이들은 “어떤 XX한테 지시받아서 하는 거냐니까?”라고 욕설을 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XXX아, 여기서 일할 수 있는 의무가 있어”라고 소리치기도 했다.
동대문경찰서는 재개발 공사 현장에서 하도급 업체 관계자들에게 폭행과 욕설을 하며 공사 업무를 방해하고 퇴거 요구에 응하지 않았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현장을 찾았다.
이들은 건설 현장 장애인 의무 고용 규정을 빌미로 건설 현장에 찾아가서 노조원을 채용하지 않으면 휠체어를 동원해 현장을 마비시키겠다고 협박을 했다. 당시 건설 업체가 이미 장애인 채용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건설 현장 앞에서 집회를 열고 업무를 방해하기도 했다.
협박을 하면서 소리를 지르고 입에 담기도 힘든 욕설을 하며 조합원 채용을 강요한 영상을 확보했으나 피해자들은 보복이 두려워 진술을 꺼리기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이들이 소속된 장애인 노조는 이름과는 달리 장애인과 전혀 무관한 활동을 하는 단체였다. 구청 등 유관기관 확인 결과 모두 비장애인이었다.
경찰은 “건설 업체 내 노조 전임자로 들어가거나 단체 협약 체결을 요구해 매월 수 백 만원에 달하는 금액을 취득하기 위해 노조 간부로 가입했다”는 일부 피의자들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업체에서 조합원을 채용한다고 하면 장애인과 전혀 무관한 주변 지인들을 급히 노조에 가입시키고 조합비를 받았다. 일자리 창출 대가로 조합비를 받은 셈이다.
대부분의 피의자들이 범행을 시인했으나 장애인 노조 지부를 실질적으로 설립하고 운영한 혐의를 받는 1명은 혐의를 부인해 구속 송치했다.
사건을 수사한 박성제 동대문경찰서 경위는 “피해를 입은 건설업체뿐만 아니라 장애인 인권 신장과 권리 확보를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는 장애인 단체를 위해서라도 피의자들을 꼭 검거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ygmoon@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