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청 찾은 이재명 예산정책협의회 제안
홍준표 “민주당이 도와줘야 나라가 안정”
달빛철도·광주 공항 이전 공감대
간호법 개정안에는 입장차
[헤럴드경제=이승환 기자] "민주당이 좀 도와줘야 나라가 안정됩니다."
보수 텃밭인 대구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홍준표 대구시장이 만났다. 10일 대구시 청사를 찾은 이 대표에게 홍 시장은 "과거에는 대통령 권력이 80%였다면 지금은 국회 권력이 대통령 권력 못지않게 5대 5 정도로 대등하다. 대등한 권력이 충돌하면 국민이 피해를 보게 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표와 홍 시장은 대구~광주를 잇는 달빛철도 건설과 TK신공항 건설·광주군공항 이전 대해 공감대를 형성했다.
홍 시장은 "민주당이 신공항 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하도록 도와줘서 감사하다"며 "달빛고속철도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 특별법도 달빛철도가 통과하는 여야 의원들이 공동 발의해서 올해 안에 통과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말했다.
이에 이 대표는 "달빛고속철도도 최대한 신속하게 조기 착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화답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대구경북)신공항 이전이나 광주 군 공항 이전 문제는 국토균형발전 측면에서 힘을 쏟아야한다“며 ”민주당도 특정 지역에 대한 지원이 아니라 균형 발전 차원에서 꼭 필요하다고 봤다"고 덧붙였다.
또한 이 대표는 홍 시장에게 예산정책협의회를 제안했다. 대구시 입장에서 국회 과반의석을 보유한 민주당과 예산정책협의회를 가질 경우 내년도 국비 확보와 주요 정책 현안 해결에 힘이 실릴 수 있다. 민주당은 내년 총선을 앞두고 보수지지층이 견고한 대구 지역에서 지지세력을 확대하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는 판단이 가능하다.
이 대표는 "대구시와 민주당이 9월 정기국회 전에 예산정책협의회를 열자"고 했고, 홍 시장은 "좋다. 그러면 내년 총선에서 민주당 표가 대구에서도 많이 나올 것"이라고 답했다.
이 대표와 홍 시장은 현재 정치 상황에 대한 문제의식도 공유했다. 극한 대립으로 치닫는 정치권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같이 한 것이다.
홍 시장은 "예전에는 여야가 꽉 막혀 있으면 막후에서 조정하는 사람이 있었는데, 지금은 없어졌다. 그렇다 보니 타협이 안된다. 각 당이 가야 할 길을 간다는 정치가 되니 나라가 혼란스럽고 힘들어졌다"고 아쉬워했다.
이 대표도 "정치의 본질은 합리적인 선의의 경쟁인데 정쟁을 넘어 전쟁 단계로 진입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동의했다.
다만 두 사람은 윤석열 대통령의 거부권(재의요구권) 행사 가능성이 높은 간호법 개정안을 두고서는 의견차를 보였다.
이 대표는 "이해 조정 과정에서 대체적인 국민 동의가 있었고 합의한 사안이라면 지켜줘야한다"고 했고, 홍 시장은 "민주당이 특정 직역을 위해 전력 투구하는 모습은 아쉽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