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인·기관 ‘하락 베팅’ 역대 최고치 또 턱밑…힘 받는 ‘5월 조정장’에 개미들 인버스까지 관심 ↑ [투자360]
3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가 표시돼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4.20포인트 하락한 2,510.19로 거래를 시작했다. [연합]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5월에 들어서자마자 ‘5월엔 주식을 팔아라(Sell in May)’라는 증권가의 오랜 격언을 실제 행동으로 옮기려는 모습이 외국인·기관 투자자는 물론 개미(소액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고개를 들고 있다.

하락장(場)에 베팅하는 ‘공매도’의 대부분을 차지한 외국인·기관 투자자들의 ‘공매도 대기자금’이 공매도 부분 재개 후 최고치에 또다시 근접한 상황에, 개인 투자자들 역시 공매도에 적극 나서며 ‘대세’에 동참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더 나아가 개인 투자자들은 지수가 하락해야 수익이 나는 ‘인버스’ 상장지수펀드(ETF)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에 나서며 변동성이 커진 증시에 적극 대응하는 모양새다.

헤럴드경제가 3일 금융투자협회 종합통계서비스 상의 ‘대차거래추이’를 분석한 결과 전날 대차거래 잔고 금액은 81조8149억원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21년 5월 전면 금지됐던 공매도가 코스파200·코스닥150 지수 구성 종목에 한정해 부분 재개된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던 지난달 19일 81조9100억원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수치다. 외국인·기관 투자자들이 코스피·코스닥 단기 급등에 따른 증권가의 ‘과열’ 우려에 힘을 싣고, 5월 들어서도 쇼트베팅(공매도)에 적극 나서겠다는 뜻을 내비친 셈이다.

무차입 공매도가 법으로 금지돼 있는 국내에선 공매도에 나서기 위해선 대차거래가 필수적인 만큼, 대차거래 잔고가 증가하면 공매도 수요가 증가할 것이란 신호로 풀이된다. ‘공매도 대기자금’으로 불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증권가에선 개인 투자자들 역시 이 같은 하락장 베팅에 동참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개인 공매도’로 불리는 ‘신용거래대주 잔고’가 지난달 19일 914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코스피에 비해 상승세가 훨씬 더 가팔랐던 코스닥에 대한 4월 평균 신용거래대주 잔고도 약 444억원으로 금융투자협회 집계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외인·기관 ‘하락 베팅’ 역대 최고치 또 턱밑…힘 받는 ‘5월 조정장’에 개미들 인버스까지 관심 ↑ [투자360]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국내 전체 공매도 규모의 98%가량을 차지하는 외국인·기관 투자자들이 쇼트베팅에 대한 속도를 늦추지 않으면서 개인 투자자들 역시 공매도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은 상황으로 읽힌다”고 분석했다.

개인 투자자들이 하락장에 대한 베팅으로 무게추를 옮겨가고 있다는 점은 인버스 ETF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서도 확연히 나타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대표적으로 4월 한 달간 개인 투자자들은 ‘KODEX 코스닥150선물인버스’ ETF에 대해 약 515억원 규모의 순매수세를 보였다. 이 밖에 ‘ARIRANG 코스닥150선물인버스’, ‘KBSTAR 코스닥150선물인버스’, ‘KOSEF 코스닥150선물인버스’ 등에 대해서도 각각 7~8억원 수준의 순매수세를 기록했다.

또 다른 증권업계 관계자는 “코스피·코스닥 인버스 ETF에 대해 최근 개인 투자자들이 투자액을 늘려왔고, 수익률 상위권에 들어섰을 때 발 빠르게 매도에 나서며 수익을 실현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 뜨거워지던 ‘빚투(빚을 내 투자)’ 열기까지도 잠시 주춤하는 모양새가 펼쳐지고 있다. 외국계 증권사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발(發) 매물 폭탄으로 시작된 무더기 하한가의 여파로 투심이 위축되고, 금융 당국과 증권사 등이 빚투에 대한 점검 등에 나선 여파로 신용거래융자 잔고가 최근 줄어드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지난달 24일 20조4319억원까지 치솟았던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SG발 폭락사태 발생 다음 날인 지난달 25일부터 가장 최근 집계일인 지난달 28일(19조45778억원)까지 4거래일 연속 줄었다.

시장에선 코스피보단 코스닥의 조정 기간이 더 길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다만, 지수에 대한 추가 조정이 이어질지에 대해선 의견이 엇갈린다.

황준호 상상인증권 애널리스트는 “국내 증시를 견인했던 2차전지주가 최근 당국에서 조사에 나서겠다고 밝히며 투심이 위축됐고, 현재로서는 증시가 나아질 만한 계기가 보이지 않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반면, 한지영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2차전지주 업종의 과열 현상이 해소되면서 코스닥의 전반적인 주가 변동성은 높아질 수 있겠지만, 신용 반대매매 급증 등으로 인한 지수 추가 조정폭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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