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산시성의 공장지대 모습 [로이터]
중국 산시성의 공장지대 모습 [로이터]

[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 중국이 예상을 훌쩍 뛰어넘는 1분기 국내총생산(GDP)을 발표하는 등 양호한 경제지표를 잇달아 내놓으며 코로나19 이후 경기회복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중국 안팎의 전문가들은 실물경제와 온도 차이를 지적하면서 중국 경제에 대해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앞서 중국은 지난 18일 1분기 GDP가 28조4997억위안(약 55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5% 증가했다고 밝혔다. 당초 로이터통신이 집계한 시장 전망치(3.8%)를 크게 웃도는 것으로, 1년 만에 4%대 성장을 되찾았다.

같은 날 발표된 경제지표도 긍정적이었다. 1분기 산업생산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 증가했다. 3월 산업생산은 3.9%로 1분기 전체보다 높아 시간이 갈수록 회복력이 강화됨을 보여줬다.

가장 눈여겨 볼 대목은 소매판매다. 1분기 소매판매는 11조4922억위안(약 2200조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5.8% 증가했다. 무엇보다 3월 소매판매가 무려 10.6%에 달했다.

중국이 코로나19 방역 완화 이후 내수 경기 회복에 총력을 기울인 것을 감안하면 의미가 큰 수치다. 살아난 소비를 바탕으로 경제 전체에 온기가 돌 것이란 기대가 나오는 이유다.

픽텟자산운용의 패트릭 즈비펠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들 지표를 이유로 중국의 2023년 성장률을 중국 당국의 공식 목표인 5%를 크게 웃도는 6.6%로 상향 조정하는 등 일부 투자은행(IB)들은 신속히 눈높이를 높였다.

하지만 낙관적인 지표에도 신중함을 유지하는 전문가들이 적지 않다. 실물경기에서는 아직 수치로 보여주는 온기가 느껴지지 않기 때문이다.

블룸버그통신은 가장 큰 이유로 가계 소득 증가가 소비자지출을 따라가지 못하는 점을 들었다. 1분기 기대 이상의 GDP 성장에도 가처분 소득은 전년 대비 4.0% 증가하는데 그쳤다. 통상 가처분소득 증가율은 GDP성장률을 상회한다.

금융투자회사 CLSA이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중국의 1분기 인플레이션 조정 도시 임금은 1년 전보다 2.5% 상승하는데 그쳤다. 공무원 임금은 오히려 10% 이상 깎인 것으로 알려졌다.

소득 증가 정체는 곧 미래 소득에 대한 불안을 의미하며 이는 1분기 확인된 소비지출 증가가 연속적일 수 없다는 우려로 이어진다.

중국 베이징국제공항 모습. 중국이 코로나19 방역을 전면 철폐하고 출입국 규제를 없앴지만 해외여행객은 별달리 증가하지 않아 공항이 한산하다. [AP]
중국 베이징국제공항 모습. 중국이 코로나19 방역을 전면 철폐하고 출입국 규제를 없앴지만 해외여행객은 별달리 증가하지 않아 공항이 한산하다. [AP]

실제 1분기 중국 하이난 면세 매출을 보면 전체 매출 규모나 방문객 수는 늘었지만 1인당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0%, 직전 분기 대비 16% 감소해 씀씀이가 줄어든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또 마케팅업체 드래곤트레일인터내셔널의 설문에 따르면 중국인 10명 중 3명은 해외 여행 생각을 아예 접었으며, 절반 이상은 아직 계획이 없다고 답했다. 불과 10%가량만이 해외 여행 계획을 세운 것으로 조사됐다.

소비 증가에 대한 불확실성은 기업의 투자 및 고용까지 제약하고 있다. 리서치업체 TH데이터캐피털에 따르면 가장 인기 있는 구인구직 사이트인 보스집인의 1분기 구인 공고는 전년 대비 5% 감소했다. 블룸버그는 중국 국가통계국이 밝힌 공식 실업률이 올해 5.3%로 소폭 감소했지만 청년 실업률은 사상 최고치인 20%에 육박한다고 지적했다.

때문에 2023년은 리오프닝에 따른 기저효과로 중국 경제가 성장세를 보일 수 있지만 2024년부턴 다시 어두워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무엇보다 코로나19 기간 민간의 투자는 끊기고 국영 기업에 의한 성장으로 바뀐 중국 경제의 구조적 변화가 성장 동력을 떨어뜨리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크다.

노무라증권의 루팅 중국 담당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블룸버그에 “미국 주도의 디커플링이 중국 성장을 급격히 둔화시킬 수 있다”며 “2024년 중국 GDP 성장률이 4%로 낮아질 수 있다”고 밝혔다. 국제통화기금(IMF) 역시 2025년 이후 중국이 연 4% 성장도 달성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장기 전망을 하향 조정했다.


kwy@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