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조원에 인수 탄화규소 반도체 제조 도전
세계 최대 자동차 부품업체인 독일의 보쉬가 미국 반도체회사인 TSI반도체를 인수해 14억유로(약 2조1000억원)를 탄화규소 반도체 제조에 투자할 계획이라고 26일(현지시간) 밝혔다. 캘리포니아 로즈빌에 있는 TSI의 반도체 생산 시설을 개조해 2026년까지 탄화규소 반도체 생산을 하는 것이 목표다.
이날 보쉬는 미 캘리포니아주 새크라멘토 인근 로즈빌에 위치한 TSI 인수가격이 투자액에 포함됐다며, 연내 관련 경쟁당국의 허가를 받아 인수를 완료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이번 인수로 250명 규모의 TSI는 보쉬에 완전히 합병되게 된다.
마르쿠스 하인 보쉬 모빌리티 솔루션 사업 부문 회장은 “TIS 공장은 거의 40년 동안 반도체 생산 분야에서 방대한 전문성을 쌓아왔다”며 “이제 이 전문성을 보쉬 반도체 제조 네트워크에 통합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보쉬의 미국 TSI 인수는 지난 2년간 반도체 공급망 문제를 겪으면서 자체 생산능력 제고 필요성이 높아진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코로나19로 중국과 대만 등의 반도체 생산에 차질이 생기면서 보쉬는 자동차 제조업체 고객들로부터 공급원을 다양화해야 한다는 주문을 지속적으로 받아왔다. 현재 보쉬는 독일 드레스덴과 로이틀링엔에 반도체 공장을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미국이 반도체법을 계기로 자국 투자 기업에 보조금을 제공하기 시작한 것도 기회로 작용했다. 보쉬는 이날 성명에서 “이 투자는 칩스법과 주 보조금을 통해 연방 자금 지원 기회에 크게 의존할 것”이라면서 “TSI 로즈빌 공장이 독일의 두 공장과 함께 사내 반도체 생산의 세 번째 기둥이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전기차 시장이 확대되며 탄화규소 반도체의 중요성은 커지고 있는 것도 이번 인수의 주요 배경으로 꼽힌다. 보쉬는 “전 세계적인 전기차 붐에 편승하기 위해서 탄화규소 반도체는 필수적”이라고 밝혔다.
탄화규소 반도체의 시장 규모는 연 30%씩 성장하고 있다. 전기차에서 탄화규소 반도체가 최대 50% 에너지를 절감, 좀 더 긴 주행거리와 효율적인 재충전을 가능하게 하기 때문이다. 실리콘 반도체와 비교했을 때 전기차의 도달거리를 6∼10% 확장한다는 것이 업계의 추산이다.
최근 반도체기업들의 관련 투자도 늘고 있다. 독일 반도체기업 인피니온은 말레이시아에 20억유로(약 3조원)를 들여 탄화규소 반도체 제조공장을 건립 중이고, 보쉬의 경쟁사 ZF도 미국 반도체회사 울프스피드와 함께 자를란트에 30억유로(약 4조4350억원) 규모의 반도체 공장을 건립해 탄화규소 반도체 제조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미국 애리조나주 기반의 반도체 회사도 온세미도 탄화규소 반도체에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으며, 독일 폭스바겐과 전략적 계약을 체결해 반도체를 공급하고 있다. 이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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