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에 훨훨 나는 해외 반도체 ETF…국내 ETF도 ‘삼전 감산’ 효과로 맹추격 [투자360]

[헤럴드경제=유혜림 기자] 올 1분기 ETF 시장 키워드로 단연 ‘반도체’를 꼽는다. 챗 GPT 열풍이 컸던 만큼 엔비디아 등 미국장 반도체주를 보유하느냐에 따라 수익률 격차는 최대 1.5배 이상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최근 한 달 사이 국내 반도체 산업에 투자하는 ETF의 수익률도 삼성전자의 감산 공식화에 힘입어 빠르게 추격 중이다.

▶‘엔비디아’강세에 글로벌 ETF 수익률↑=17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연초 이후 14일까지 국내 상장된 반도체 산업(신규 상장·레버리지 제외) ETF 14개의 평균 수익률은 29.16%로 집계됐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해외 반도체 산업을 편입한 ETF들의 수익률이 국내 반도체 산업 ETF보다 소폭 앞섰으나 최근 들어 격차가 줄어드는 양상이다. 또 편입 종목들의 면면은 비슷했으나 엔비디아 비중에 따라 수익률 격차가 벌어졌다.

‘엔비디아’에 훨훨 나는 해외 반도체 ETF…국내 ETF도 ‘삼전 감산’ 효과로 맹추격 [투자360]
[에프앤가이드]

연초 대비 수익률이 제일 높은 상품은 ‘ACE 글로벌반도체TOP4 Plus SOLACTIVE’로 38.31%를 기록했다. 해당 펀드는 챗GPT 수혜주로 꼽히는 엔비디아(28.4%)와 ASML(18.1%)·TSMC(18%) 등을 상위권에 담으며 수익률을 끌어올렸다. 해외주식 비중만 83%로 삼성전자는 17% 수준이다. 올해 들어 275억원이 순유입됐으며 순자산액은 364억원이 늘었다. 이와 달리, 국내 반도체 기업만을 담은 ‘HANARO Fn K-반도체’는 21.59%로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낮았다.

미국 상장 대형 반도체 기업 25종목을 담은 ‘KODEX 미국반도체MV(수익률 31.4%)’도 30%를 넘어섰다. 엔비디아(비중 13.23%)와 TSMC(10.98%), 인텔(5.26%) 순으로 비중이 컸다. 순자산 규모가 가장 큰 반도체 ETF는 ‘TIGER 미국필라델피아반도체 나스닥’으로 수익률 29.2%를 냈다. 미국 증시에 상장된 시가총액 상위 30대 반도체 기업에 투자하는 상품으로 엔비디아 비중(8.99%)은 AMD(8.74%) 다음으로 컸다.

글로벌 반도체 ETF가 짭짤한 수익을 내는 배경엔 챗GPT와 인공지능(AI) 열풍이 지목된다. 11일(현지시간) 배런스에 따르면, 키뱅크캐피털 마켓츠의 존 빈 애널리스트는 “클라우드 수요는 둔화되고 있지만 AI 서버 프로젝트의 혼합이 증가해 두 기업(엔비디아·AMD)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1개월 수익률, 국내 반도체 ETF가 앞서= 최근 들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대장주들이 반도체 ‘훈풍’에 합류하면서 ETF 수익률 격차를 좁히고 있었다. 최근 1개월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는 각각 8.5%, 5.9% 올랐다. 이 기간 국내 반도체 기업을 담은 ETF 수익률은 평균 15.56%로 해외 반도체 ETF(9.88%)보다 높았다.

‘엔비디아’에 훨훨 나는 해외 반도체 ETF…국내 ETF도 ‘삼전 감산’ 효과로 맹추격 [투자360]
[한국거래소]

대표적으로 ‘KBSTAR 비메모리반도체액티브’의 최근 1개월 수익률은 22.83%를 기록했다. 국내 비메모리 반도체 산업 밸류체인 전반에 투자하며 삼성전자(13.61%)와 DB하이텍(13.75%)의 비중이 가장 크다. 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비중이 절반을 차지하는 ‘TIGER Fn반도체TOP10’은 최근 1개월간 수익률 13.9%를 냈다. 올해 수익률 1위를 기록했던 ‘ACE 글로벌반도체TOP4 Plus SOLACTIVE’의 1개월 수익률(9.16%)보다 4.74%포인트 앞섰다. 'KODEX Fn시스템반도체(삼성전자 비중 24.64%)' 역시 16.94%를 기록, 연초 이후 30%대 수익률을 자랑하고 있다.

최근에는 한·중 반도체 기업에 고루 투자하는 혼합형 상품도 강세를 달렸다. 중국의 본격적인 리오프닝, 기술기업 육성 정책 기조 등 회복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TIGER 한중반도체(합성)’와 ‘KODEX 한중반도체(합성)’ 1개월 수익률은 모두 19%대를 기록했다. 해당 ETF의 기초지수는 국내 메모리 반도체 대표 기업, 중국의 비메모리 반도체 대표 기업 등 양국의 반도체 산업 밸류체인에 속한 종목 중 시가총액 상위 15종목씩 선정해 30종목으로 구성된다.

전문가는 지역별, 메모리와 비메모리 등 세부 특징을 고려하면서 반도체 ETF를 투자해보는 것을 권했다. 특히 삼성전자를 담은 ETF를 찾을 때는 구성 종목을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KODEX 반도체’와 ‘TIGER 반도체’의 경우, 삼성전자를 담지 않는다. 반도체보다 가전·스마트폰 등 사업 비중이 더 크다는 이유로 편입 대상에 제외됐기 때문이다. 이는 한국거래소가 삼성전자를 반도체가 아닌 IT 장비 기업으로 분류하는 배경이다.

전균 삼성증권 연구원은 “국내 상장된 반도체 ETF는 메모리와 비메모리, 제조와 생산 및 부품·장비·소재 등으로도 구분해서 투자할 수 있다”며 “미국과 중국 또는 한국과 글로벌 반도체 기업의 비중도 조정할 수 있도록 세분화됐다. 반도체 ETF의 개별 특징과 구성 종목의 현황 등을 살펴보고 투자해볼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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