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도 외국인도 “헷갈리네”
[헤럴드경제=윤호 기자] 파티에서 보내는 시간은 모두가 즐겁다. 그러나 파티가 영원히 지속될 수는 없다. 파티가 끝날 때쯤이면, 누가 파티값을 낼 지 관심이 쏠린다. 단기간에 급등한 에코프로의 오름세가 꺾이면서, 파티비용을 두고 외국인과 개인간 눈치싸움이 치열하다.
지난주 천정부지로 치솟던 에코프로 주가에 제동이 걸렸다. 에코프로 주식을 팔라는 증권사 보고서가 나온 지난 12일 13만원 가까이(16.78%) 빠지는 등 최근 상승 흐름이 반전된 양상이다.
이날 외국인과 기관은 파티장에 울린 증권가의 경고에 귀기울인 반면, 개인은 에코프로에 대한 러브콜을 이어갔다. 외국인(1027억원)과 기관(116억원)의 ‘팔자’에도 개인투자자는 1174억원 순매수를 기록했다.
다만 다음날인 13일에는 특이한 현상이 빚어졌다. 17% 가까운 폭락 다음날 에코프로 일거래량은 오히려 419만4000주에 달해 17개월만에 최대치를 기록하면서 치열한 손바뀜 현상이 나타난 것. 개인투자자들은 이날 하루에만 에코프로를 2조원 넘게 매수하면서도 그만큼의 물량을 매도하는 등 향후 주가 방향성에 대해 갈피를 잡지 못하는 양상을 보였다.
이날 개인 투자자들의 매수량에서 매도량을 뺀 편차는 3990주에 불과했다. 연초 이후 순매수(도) 절대값이 그 이하로 떨어진 날은 1월3일과 3월 20일 단 두 번뿐이었다. 13일 하루 동안 개인투자자들은 352만6000주를 팔고 353만주를 산 끝에 가까스로 매수우위를 유지했다. 금액으로는 2조1800억원 어치를 팔았고 2조1894억원 어치를 샀다. 매도 리포트에 흔들리면서도 투자자들 사이 분석이 분분한 가운데, 급락에 따른 반발매수세와 단타매매도 큰 것으로 풀이된다.
그리고 지난 14일에는 개인과 외국인이 공수를 전환했다. 이날 개인은 110억원 어치 에코프로 ‘팔자’에 나선 반면, 외국인은 43억원 ‘사자’를 시현했다. 다만 외국인도 지난달 20일 이후 매수금액에서 매도금액을 뺀 절대값이 최소를 기록, 개인처럼 ‘갈피를 못잡는’ 현상을 보인 것이 이채롭다.
에코프로는 이번 주 파티를 이어갈 수 있을까.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 0.66% 상승으로 일단 불씨는 살렸다. 증권가에는 지난 12일 시장에 충격을 던진 ‘매도’ 리포트 이후 에코프로에 대한 공식적인 추가 분석은 없는 상황에서, 에코프로가 과열양상은 맞지만 2차전지주로서 장기적인 성장이 기대되는 만큼 패닉셀(공포투매)이 쏟아지는 지금이 매수기회라는 일부 조언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