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배터리의 시대…2차전지 상위 10곳, 삼성전자 시총 넘어섰다[투자360]
[게티이미지]

[헤럴드경제=유혜림 기자] 올해 빠르게 몸집을 키운 2차전지 상위 10곳이 시가총액에서 삼성전자를 추월했다. 2차전지 상승세는 과열 논란에도 뚜렷했다. 최근 국내 일부 투자자들이 2차전지 투자 종목을 에코프로그룹주에서 포스코그룹주로 바꾸는 ‘순환매 장세’가 나타나면서 2차전지 강세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차전지 밸류체인(배터리 셀, 양극재·음극재, 전해질, 분리막 등)에 속하는 상장사 시총 상위 10곳의 총 합계는 397조6770억원(17일 기준)으로 삼성전자 시총(389조8270억원)을 넘어섰다. 이는 삼성그룹 계열사인 삼성엔지니어링(6조270억원)을 포함해도 1조8230억원이 부족한 수준이다.

2차전지 상위 10곳은 올 들어 49.8% 늘었다. 해당 종목에는 LG에너지솔루션·LG화학·삼성SDI·POSCO홀딩스·포스코퓨처엠·에코프로비엠·SK이노베이션·에코프로·엘앤에프·고려아연(시가총액순) 등이 이름을 올렸다. 이들의 시가총액은 작년 말 265조원대에 머물렀지만 올해 들어 ▷1월 말 306조5110억원 ▷2월 말 320조6490억원 ▷3월 말 363조3620억원으로 가파르게 뛰었다.

올해는 배터리의 시대…2차전지 상위 10곳, 삼성전자 시총 넘어섰다[투자360]
한국거래소 자료 취합 산출

코스닥의 약진이 단연 돋보인다. 상위 10곳 중 3곳(에코프로비엠, 에코프로, 엘앤에프)이 해당된다. 삼성전자 시총은 지난달 말까지만 해도 10곳 합계보다 18조7040억원이 많았지만 이달 들어 ‘에코프로 형제’에서 시총 9조9040억원이 증가해 삼성전자와의 격차를 빠르게 좁혔다. 이는 이달 10곳 증가분의 28.9%에 해당된다.

코스피에선 LG화학의 몫이 컸다. 이달 들어 시총이 6조5650억원이 늘었는데, 2차전지 핵심 소재인 양극재 부문의 호조 전망이 주가를 끌어올렸다. 17일 삼성증권은 LG화학의 목표주가를 85만원에서 100만원으로 올리면서 “중국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에도 불구하고 석유화학 업황 부진이 지속된 가운데 배터리 관련 사업의 다각화된 포트폴리오 매력이 보다 부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여기에 2차전지 대장주인 LG에너지솔루션의 시총도 매달 꾸준히 늘면서 상승세를 뒷받침해주고 있었다.

2차전지의 강세는 당분간 꺾이지 않을 전망이다. 에코프로그룹주 과열 논란에 일부 개인 투자자들은 포스코그룹주로 넘어가는 양상이기 때문이다. 반도체, 인공지능(AI) 등 다른 섹터로 옮기기보다 중장기 성장성이 유망하다는 2차전지주 안에서 다음 ‘타자’를 찾겠다는 것이다. 이 중 포스코그룹의 배터리 소재 수직계열화가 핵심 경쟁력으로 꼽히면서 시장 성장성을 증명했다는 평가다.

이달 들어 개인투자자가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 1위에도 POSCO홀딩스(2조5690억원)가 이름을 올렸다. 양극재·음극재 등 2차전지 소재를 생산하는 계열사인 포스코퓨처엠의 주가도 뛰면서 이달에만 시총 8조6760억원이 늘었다. 반면, 지난달 1, 2위였던 에코프로, 에코프로비엠은 이달 각각 2820억원, 830억원 개인 순매수하는 데 그쳤다.

증권가에선 여전히 2차전지 수급이 과열 상태라고 보는 시선이 많다. 백광제 교보증권 연구원은 최근 급등한 POSCO홀딩스에 대해 “시장의 2차전지 수급 쏠림 상황에서 그룹의 리튬 사업가치가 부각된 현상”이라며 “신사업의 장래 성장성이나 회사의 신사업 방향은 긍정적이지만, 시장 테마 형성과 수급 쏠림에 의한 주가 급등이 과도한 측면이 있다. 현재 주가에서는 신규 투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2차전지 소재株 변신’ LG화학, 엔솔 분사 후 다시 100만원 넘을 수 있을까 [투자3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