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범죄 타깃 10대까지 확산

식약처, 관계자·전문가 의견 수렴

10대 청소년까지 범죄 타깃으로 삼은 ‘마약음료’ 사건이 발생했지만 현행법상 학교 인근에서 열리는 시식·시음행사를 규제할 방안은 없는 상태다. 이 같은 빈틈에 청소년이 이번 사건과 같은 신종 범죄에 노출됐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주무 부처인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관련 규제 도입 검토에 나서는 것으로 파악됐다.

14일 식약처 관계자는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마약 범죄 관리를 위해 학교 주변에서 적법하게 제조된 식품을 제공하는 행위까지 법으로 규제할 필요성이 있는지에 대해 이해관계자, 전문가 등 의견을 수렴하여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검·경, 식약처, 교육부 등 관계부처 합동으로 출범한 마약범죄 특별수사본부 차원의 합동단속과 별개로 관련 법령 개선도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현행법상 학교 인근에서 유통되는 식품 위생관리는 ‘판매 업소’를 중심으로 관리되고 있다. 어린이 식생활안전관리 특별법(어린이식생활법)에선 초·중·고등학교 주변 200m 이내를 ‘어린이 식품안전보호구역’으로 지정하고 기호식품을 판매하는 업소에 대해 지자체별로 ‘전담 관리원’을 지정해 위생점검 등 관리를 하도록 한다.

식품안전보호구역과 유사하게 교육환경 보호에 관한 법률(교육환경법)에도 학교 주변 200m를 ‘교육환경보호구역’으로 설정해 학생안전을 관리하고 있지만 여기에도 시식·시음행사 관련 규제는 없다. 교육환경보호구역 내에서 금지되는 행위 및 시설은 단란주점·유흥주점, 관광숙박업, 대리오염물질 배출시설 등 28가지다.

하지만 이달 초 강남구 학원가에서 발생한 마약 음료 사건과 같은 시식·시음행사 형태는 어린이식생활법 중점적인 관리 대상이 아니다. 식약처 관계자는 “식품안전보호구역은 정식 등록된 판매 업소를 관리하는 제도”라고 설명했다. 교육부 관계자 역시 “식품 관련 규제는 교육부 소관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에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유사 범죄 재발을 막기 위한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상황이다. 이범진 아주대 약학대 교수(마약퇴치연구소장)는 “시식·시음행사를 통한 범죄노출 가능성에 대해 청소년은 더욱 엄격하게 보호해야 한다”며 “마약범죄는 물론이고, 독극물 투약 등 ‘묻지마 범죄’로도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 이번 기회로 행사 전에 어떤 행사가 어떤 목적으로 진행하는지 여부를 사전에 철저하게 신고하도록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마약음료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경찰청 마약수사대는 이를 중국에 거점을 둔 보이스피싱 조직의 소행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지난 13일 마약음료 제조와 배포를 지시한 혐의를 받는 중국 소재 ‘윗선’ 3명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 받았다.

이들 일당은 마약음료를 제조한 뒤 이를 배포 아르바이트생에게 전달해 이달 초 강남 학원가에서 학생들에게 마약이 든 음료를 나눠주고, 학부모에게 금전을 요구하는 등 보이스피싱 범죄를 지시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이르면 오늘 중국에 국제 공조 수사 요청을 할 계획이다. 박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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