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상현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이달 말 미국 국빈방문에 100여개 기업이 동행할 예정인 가운데, 인공지능(AI)·바이오헬스·우주 등 기업들의 동행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한미 양국의 첨단 산업 분야 협력 성과가 주목된다.
13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의 이번 국빈 방미 기간 AI와 바이오헬스, 우주 등 첨단산업 분야에 대한 양국의 협력 논의도 진행될 전망이다. 윤 대통령은 그간 해당 분야에 대한 중요성과 육성 의지를 강조해 왔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첨단산업이나 첨단산업 협력에 대해선 우리도 총생산이 뛰어난 국가고, 미국은 거기에 또 뛰어난 기술을 갖고 있기 때문에 양국 협력의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며 “양국의 관심 사항”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우주 분야와 관련해선, ‘국가 주도 개발’인 만큼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앞서 “바이오헬스 산업을 제2의 반도체 산업으로 키우겠다”라거나 “우주는 기술 혁신과 경제 성장 그리고 국가 안보를 이끌어가는 핵심 동력”이라고 말하는 등, 첨단 산업의 국가 핵심 전략 산업화에 대해 강조해왔다.
윤 대통령은 또한 지난 2월 20일 한덕수 국무총리와의 주례 회동에선 “산업화 시대의 쌀이 반도체라면 디지털 시대의 쌀은 데이터”라며 “데이터 경제의 활성화 없이 AI, 즉 인공지능 시대에 대한민국의 미래를 책임질 신산업 육성이 요원한 만큼 글로벌 스탠더드 관점에서 데이터의 산업적 활용 방안을 전향적으로 검토하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또한 최근 2차 전지와 반도체 경쟁력 강화를 위한 국가전략회의를 지시하기도 했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공급망 경쟁이나 이슈 중 핵심적인 산업이 2차 전지하고 반도체 산업이니, 이런 거에 대해 전략적 고민을 해보고 전략을 세워볼 필요가 있지 않느냐는 문제의식이 있으신 것 같다”고 말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는 지난 1월 아랍에미리트(UAE) 국빈 방문보다 더 많은 100여개의 기업을 이번 국빈 방미 때 초청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전경련은 이번 경제사절단 모집 공고에서 우선 선발 기준으로 ‘양국이 우선시하는 산업 분야 및 프로젝트 관련 사업이 명확히 있는 경우’ 등을 적었다. 전경련은 ‘경제 안보’가 이번 국빈 방미의 주요 의제 중 하나임에 따라, 글로벌 공급망 협력과 첨단산업 관련 업체를 주요 대상 기업으로 추리는 것으로 전해졌다. 때문에 AI·바이오헬스·우주 등 첨단산업 분야 기업들의 동행 가능성도 현재 유력하게 떠오르고 있다.
또한 전경련 산하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은 지난 7일 발표한 ‘한미 경제협력 10대 이슈’에서, 바이오 연구개발·제조에 한국 기업 참여와 우주·항공산업 민간 협력 확대 및 ATT 수주 지원 등을 제안하기도 했다.
한경연은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 9월 ‘국가 바이오기술 및 바이오생산 이니셔티브’ 출범을 위한 행정명령에 서명하고, 제약·바이오 관련 제품의 미국 내 연구·제조·생산 독려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는 미국 제약사로부터 의약품 생산을 위탁받은 국내 업체들에게 적잖은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어, 양국 정부 간 채널을 바탕으로 한국 기업의 미국 진출 지원과 한미 기업의 파트너십 강화가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한경연은 또 “한국 정부가 우주항공청설립추진단을 출범하여 ‘2045년 화성 진출’ 등 미래 우주경제 로드맵을 적극 추진하고 있는 만큼, 우주개발 최강국인 미국과의 우주협력에 나서 한·미 동맹을 우주까지 넓혀나가야 한다”며 “항공 분야의 경우,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록히드 마틴과 컨소시엄 결성해 50조원이 넘는 경제효과가 예상되는 미국 공군 고등전술훈련기 도입 사업(ATT)에 도전하고 있는 가운데 양국의 협력과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