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라봐서 미안하다 사랑한다 멜버른⑫
세인트폴성당,왕자다리,유레카 근거리
[헤럴드경제, 멜버른=함영훈 기자] 호주 빅토리아주 멜버른 도심 구역에서 가장 많이 거론되는 랜드마크는 플린더스 스트리트 스테이션, 황금 조각을 부착한 유레카 빌딩, 강북-강남을 잇는 야라 강 위 왕자다리, 세인트폴 성당으로, 모두 가까이에 모여있다.
강남지역 초고층빌딩 마천루와 문화예술 시설을 갈 때 야라강 위에 놓인 왕자다리가 늘 거론되고, 강북의 어느지점이든 플린더스에서 어느쪽 몇m라고 말한다.
도심에서 약간 북동쪽에 치우쳐 있는 퀸 빅토리아 시장과 가로직사각형 모양인 멜버른 도심 남서쪽의 서던크로스 역도 중요한 랜드마크 중 하나이다.
따라서 멜버른에 놀러가서 플린더스 스트리트역과 퀸 빅토리아시장(헤럴드경제 3월28일자 ‘금광 노동자 영혼 깃든 퀸빅토리아 시장’ 보도)을 알아두면 군소 랜드마크의 위치도 쉽게 파악하면서 내 손 안에 멜버른을 꼭 껴안을 수 있다.
▶플린더스 스트리트 역-세인트폴성당= 플린더스역 주변의 풍경은 한마디로 옛것과 첨단의 조화이다. 역의 북동쪽 대각선으로 세인트폴 성당과 마주하고, 고개를 돌리면 야라강 유원지 리버랜드 너머로 초고층 최첨단 건물들이 밀집된 마천루를 볼수 있는 위치이다. 강위에서는 시시때때로 유람선과 레포츠배가 오간다.
느림의 미학, 100년 넘은 35번 트램이 천천히 지나가면서 자동차의 추월에 아랑곳하지 않는다.
이역은 1854년 이래 멜버른 철도의 중심지이자 도시의 중심지역할을 해왔다. 본선과 지선을 합쳐 20개의 노선이 이 역과 서던크로스역을 중심점으로 뻗어나간다. 역을 업드레이드하기 위해 1899년 리모델링 설계대회도 수개월간 진행돼 이듬에 공사에 착수할때까지 수많은 전문가, 비전문가의 아이디어를 모았다.
관광객들과 멜버니언 사람들이 대대로 해왔던 것처럼 멜버른의 상징적인 기차역 시계 아래 누군가를 기다려 본다면, 학창시절 대성리 함께 하기로 한 친구가 오기를 학수고대하는 마음이 들 것이다.
역에는 멜버른 외곽 탐험을 하려는 여행자 뿐 만 아니라, 이 빌딩의 역사에 관한 투어 참가자, 캠벨 아케이드 전시회 관람자들까지 북적거린다.
역전에는 빨간색 옷을 입은 관광안내원이 다니면서 외국인 관광객들의 사소한 질문까지 받아준다. 독일식 이름 등 명찰로 보아, 이들 역시 조상이 외국이거나 영주권을 가진 외국인이다.
한국인들의 질문을 받고 친절히 대답해주었고, “독일이름인데 왜 여길, 이렇게?” 등 다분히 한국인 다운 사적인 질문에도 “선대부터 이민자”라는 말로 잘 대답해 주었다.
35번 트램은 공짜 탑승을 허용하는 프리트램존에만 다니는 가장 오래된 트램이다. 100년전 목재 인테리어로 된 고풍스런 트램이 아직도 운행중이다.
▶‘강남 스타일’ 유레카 스카이덱88= 플린더스역에서 야라강을 건너면 강남에 노란 장식물을 단 초고층 빌딩을 만난다. 남반구에서 가장 최고층 높이를 자랑하는 유레카 스카이덱 88(Eureka Skydeck 88)은 대표적인 멜버른의 랜드마크이다.
지상 300m의 높이에 위치한 전망대로 초고속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간다. 88층에 내리면 한국의 가로림만 처럼 금방이라도 붙어 거대 호수가 될 것 같은, 직경 60km 짜리 만, 포트 필립만(Bay, 소렌토와 퀸스클립 사이 만 2㎞ 트여짐)가 내려다 보인다.
동쪽으로는 날씨가 좋을때, 청정생태와 관광용 증기기관차로 유명한 단데농까지 시야에 들어온다. 멜버른 도심의 스카이라인을 360도로 조망한다.
유레카전망대에서 ‘디 에지(The Edge)’라고 불리는, 3m 가량 허공으로 돌출된 직육면체 큐브 체험은 짜릿하고 환상적이다. 살림살이 없는 사람의 자취방 같은 곳이었다가 일순간 투명해지는 유리 바닥이 주는 스릴과 해질 무렵 붉게 물들이는 환상적인 전경은 쉽게 잊혀지지 않는 감동으로 다가온다.
평지에서 285m 위의 널빤지에서 균형을 잡는 체험 스카이데크 플랭크도 도전하는 자 만이 누릴수 있는 익스트림 레포츠이다. 물론 안전하고, 늘 안전요원들이 지켜준다.
▶전쟁기념관= 플린더스역에서 야라강 위에 세워진 왕자의 다리를 건너 남쪽으로 1.5㎞만 가면 버드우드거리에 전쟁기념관 추모사원이 있다. 1934년 빅토리아 국립 전쟁기념관으로 설립됐다. 세계대전에 참전했다가 전사한 호주 장병들을 추모하고, 평화를 기원하기 위한 목적이다.
푸른 초원위에 그리스 로마 양식의 석조 신전을 짓고 그 위해 사각뿔 모양의 모자를 씌웠다. 입구에는 희생된 장병들의 피를 형상화한 이미지가 세워져 있고, 복도를 따라 전쟁기념관의 역사를 다큐멘터리 형태로 보여준다.
어두컴컴한 추모관에 들어서면 한복판에 아버지도 전사하고, 아들도 참전했다가 전장에서 숨진 부자(父子) 영령의 동상이 등을 대고 서있다. 벽을 따라, 전쟁을 함께한 숱한 동맹국의 깃발이 나부낀다.
매년 11월11일 대대적인 추모행사 외에도 연간 200여회 추모관련 세레모니와 문화예술 이벤트를 하며, 빅토리아 전역의 학생과 커뮤니티에 고품질 교육 및 학습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이 성지는 멜버른 중심가를 남동쪽에서 조망하는 전망대 역할도 한다. 각종 이벤트에 선용될 수 있도록 대관도 해준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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