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 기소 정치인 대선 출마 전례 드물어
트럼프 측, 정치 박해로 규정…지지세 결집 준비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형사 기소가 2024년 대선 정국에서 핵심 이슈로 떠올랐다. 형사 기소가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정치적 치명타가 될 것이라는 전망에도 불구하고 이를 지렛대 삼아 지지자를 결집시키는 데 활용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30일(현지시간) 뉴욕타임즈(NYT) 등의 보도에 따르면 뉴욕 맨해튼 대배심의 기소 결정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24년 대선을 위해 출마하는 데는 문제가 없다. 미국 헌법은 대통령 출마 자격으로 깨끗한 범죄 기록을 요구하지 않는다. 물론 탄핵을 당해 중범죄 및 경범죄 유죄판결을 받은 경우 향후 공직에서 배제되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은 앞서 2번의 상원 탄핵 표결에서 살아남은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범죄로 기소된 인사가 주요 정당의 후보가 되는 사례는 미국 역사에서 드물다. 2016년 공화당 경선에 나선 릭 페이 전 텍사스 주지사가 권력 남용 혐의로 기소된 이후 탈락한 바 있다. 실제 출마까지 이어진 것은 1920년 간첩법 유죄 판결을 받은 뒤 사회당 후보로 옥중 출마한 사례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NYT는 “이번 기소에 이어 마라라고에서의 기밀 문서 발견과 의회 공격 등 트럼프 전 대통령을 둘러싼 법적문제가 대두될 것이고 이는 공화당 유권자들이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 등 대안을 찾도록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번 기소를 정치적 박해로 규정한 만큼 이를 지지자들을 결집시키는 데 활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극우 성향의 소셜미디어인 트루스 소셜에 “기소는 이전에 본 적이 없는 미국에 대한 공격”이라고 비난했다. 트럼프 행정부 관료 출신인 세바스찬 고르카는 스티브 배넌 전 트럼프 전략가의 ‘워룸’ 온라인 방송에 나와 “지지자들은 기소에 대해 평화적으로 항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CNN은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캠프가 31일부터 다양한 형태의 미디어를 통해 민주당과 앨빈 브래그 맨해튼 지방 검사장을 공격하는 내러티브를 형성하기 위해 노력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공화당은 일단 트럼프 전 대통령 기소에 대해 입을 모아 비판하고 나섰다. 공화당 소속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은 이번 기소를 주도한 앨빈 브래그 맨해튼 지방 검사장에 대해 “대선에 개입하려는 시도로 우리나라에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입혔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경선 경쟁자이기도 한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는 “브래그 검사장이 정치적 반대자를 표적으로 삼기 위해 법을 확장하고 있다”며 “플로리다는 범죄인 인도 요청에 응하지 않을 것”이라고 트위터에 썼다.
반면 민주당 의원들은 이번 기소를 지지했다. 아담 쉬프 민주당 하원의원은 “법치국가는 부자와 권력자가 고위직에 있을 때에도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그렇지 않다면 민주주의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같은 당의 에릭 스왈웰 하원의원도 “(오늘은) 미국에 암울한 날”이라면서도 “우리 사법 제도를 믿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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