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지헌 기자] 최근 ‘고갈 위기’가 부각되고 있는 국내 국민연금과 건강보험의 개혁이 늦어지면 국민 세부담만 크게 늘어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27일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이하 한경연)은 “급속한 저출산·고령화로 인해 국민연금과 건강보험 모두 적립금이 고갈될 위기에 처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실제로 올해 한국 정부가 국민연금 등 8대 사회보험의 적자를 보전하기 위해 편성한 예산이 20조원을 돌파했다.
임동원 한경연 연구위원은 “연금·건강보험 개혁이 늦어질수록 그 재정적자는 정부지원금으로 충당될 것이고, 이는 납세자의 조세부담도 크게 증가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보건복지부는 최근 국민연금 5차 재정추계 결과를 통해, 수지적자 시점은 2041년, 기금소진 시점은 2055년으로 발표했다. 지난 2018년 4차 결과에 비해 수지적자 시점이 1년, 기금소진 시점이 2년 가량 앞당겨진 것이다.
건강보험도 관련 통계연보에 따르면 건강보험 당기수지가 2013~2016년에는 매년 2조7000억원에서 5조9000억원 흑자였지만, 2017년부터 악화되기 시작해 2018년과 2019년에는 각각 3조3000억원과 2조900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현재 20조원 규모의 적립금도 2028년 고갈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경연은 “이른바 지난 정부의 문재인 케어가 과잉 의료와 모럴헤져드라는 부작용을 낳았다”며 이에 따라 연간 1인당 보험료가 2013년 3만8000원대에서 2021년 6만5000원대로 68.8% 증가했다고 지적했다.
임 연구위원은 “어떤 식이라도 연금과 건강보험을 개혁하지 않으면 시스템이 무너질 것이고, 변화하는 인구와 경제상황을 고려해 제도를 개혁해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경연은 최근 프랑스의 연금개혁안이 의회를 통과한 사례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재정건전성을 확보한다는 명목으로, 정년을 현재의 62세에서 64세로 연장하고 보험료 납부 기간을 42년에서 43년으로 늘리며 최소연금상한액을 소폭 증액하는 등 연금개혁 개혁을 추진했다. 이에 대해 프랑스 의회 야당이 총리 불신임안을 제출하고 노동계가 대규모 반대 시위를 벌이는 등 정치적 저항이 거셌지만, 결국 관련 개혁안은 의회를 통과했다.
임 연구위원은 “연금개혁이 미뤄질수록 미래 세대의 부담이 커져 세대 간 불평등이 심화될 것이 분명하다”며 “연금개혁을 위해 강한 추진력을 보여준 프랑스에 비해 우리나라 정부와 정치권은 시간만 끌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경연은 단기적으로는 연금별로 보험료율, 연금지급률 조정 등 재정수지 개선을 노력하고, 장기적으로는 4대 공적연금을 통폐합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raw@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