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유혜림 기자] 한샘이 대주주인 사모펀드 IMM프라이빗에쿼티(IMM PE)에 자사주를 매각하면서 소액주주와의 갈등이 커지고 있다. 증권가는 한샘의 실적 개선도 어려운 만큼 자사주 소각을 통한 지배구조 개선에 나서야 한다는 진단을 내놓았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29일 “현재 보유하고 있는 자사주 29.5%를 소각해야 확실한 지배구조 개선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며 “낙후된 지배구조를 개선시키기 위해서는 자사주 소각만이 유일한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한샘은 소액주주와의 갈등을 겪고 있다. 지난해 평균 7만7000원에 매입한 자사주를 최대주주에게 5만5000원에 ‘싸게’ 매각했다는 지적이 나오면서다. IMM PE는 이달 한국투자증권을 통해 진행한 한샘 공개매수를 통해 181만8182주(1000억원 규모)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연구원은 “(한샘은) 지난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주주환원 정책이라는 미명 아래 자사주를 매입한다고 했다가 불과 몇 개월도 지나지 않아서 다시 자사주를 대주주에게 처분했다”며 “드디어 IMM PE 의 자사주 활용에 대한 본색이 드러난 것”이라고 강도 높게 지적했다.
자사주를 활용해 지배력을 강화하는 것은 지배주주와 소액주주 간의 대리인 문제를 발생시킬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여기에 주택시장 침체로 한샘의 실적 부진도 예상되는 만큼 다시 지배구조 개선에서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는 게 이 연구원의 진단이다.
‘자사주 소각’이 대안으로 제시됐다. 자사주 소각은 회사가 발행한 주식 수를 소각해 발행주식 수를 줄임으로써 주당가치를 높여 주주이익을 제고하는 것으로, 배당이나 자사주 매입보다 강력한 주주환원 정책으로 꼽힌다.
이 연구원은 “향후 실적이 정상화되기까지 시간이 상당 부분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렇게 어려운 환경에선 지배구조 개선이라는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 낙후된 지배구조를 개선하기 위해선 자사주 소각만이 유일한 해법”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