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선박 탄소배출 감축 목표 높여
IMO도 목표 상향 조정 방안 검토
[헤럴드경제=김은희 기자] 유럽연합(EU)이 해양 환경 규제를 더 강화하기로 하면서 노후선박의 교체 수요 증가 호재에 힘입어 K-조선이 추가 성장 기회를 잡을지 주목된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EU 집행위원회와 의회는 지난 23일 지속가능한 해양연료 이니셔티브(FuelEU maritime initiative) 합의안을 도출했다. 이는 EU 안팎의 해양을 거치는 선박에 대한 온실가스 배출량을 2025년부터 정해진 비율에 따라 감축함으로써 해양 부문의 탈탄소화를 앞당기는 것을 골자로 한다.
최종안에는 군함 등을 제외한 5000GT(총톤수) 이상 선박에 대한 온실가스 배출량을 ▷2025년 2% ▷2030년 6% ▷2035년 14.5% ▷2040년 31% ▷2045년 62% ▷2050년 80%까지 줄여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는 2050년 75%까지 줄이기로 했던 초안보다 강화된 안이다. 2050년 70% 감축을 목표로 제시한 유엔 국제해사기구(IMO) 안과 비교해도 적극적이다.
전 세계적인 탄소중립 움직임 속에서 선박에 대한 탄소 규제도 강화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IMO도 올해 7월 총회에서 2050년 국제 해운 탄소배출 감축 목표를 100%로 상향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양 환경 규제 강화에 따라 글로벌 해운사의 노후선박 교체 붐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클락슨리서치, SK증권 등에 따르면 현재 운항 가능한 선대 중 15년을 초과한 노후선박의 비중은 37.7%로 역대 최고 수준이다. 탱커(유조선)와 컨테이너선의 경우 각각 47.0%, 43.6%로 절반 가까이가 노후한 상황이다.
노후선박에 탈황장치(스크러버)를 장착하는 사례도 상당하지만 궁극적으로는 해결책이 될 수 없는 만큼 친환경 선박으로의 전환 흐름이 확대될 것이라고 업계는 전망한다. 특히 수소·암모니아 등 무탄소 연료 선박 개발이 완료되지 않은 만큼 LNG(액화천연가스)·메탄올 등을 연료로 하는 선박 발주 수요가 우선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LNG·메탄올 운반선 건조에 강점을 가지는 국내 조선업계는 올해 괄목할 만한 수주 성적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조선해양은 최근 LPG(액화석유가스) 운반선 2척을 2701억원에 수주하는 등 올해 총 49척, 65억1000억달러(약 8조5000억원)를 따내며 3개월도 채 안 돼 연간 수주 목표(157억4000달러)의 40%를 초과하는 성적을 거뒀다.
삼성중공업도 이미 20억달러를 수주하며 연간 수주 목표치의 20% 이상을 달성했다. 이르면 다음달 한화그룹의 일원으로 새출발하는 대우조선해양도 최근 LNG선 2척을 사상 최고가로 수주했다. LNG선 중심의 수주 전략 등을 통해 올해 흑자 전환을 이룩하겠다는 게 한화의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대형 LNG운반선의 약 90%를 우리 조선사가 수주하며 압도적인 선두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 우리 조선사와 조선기자재 기업의 활약을 기대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