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로템 방산 분야에 집중 투자
LIG넥스원 연구 생산기지 구축 위해 토지 확보
한화에어로·KAI도 투자 속도
[헤럴드경제=한영대 기자] 국내 방산업체들이 글로벌 시장 확대에 대응해 앞다퉈 투자를 늘리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향후 방산 시장의 주도권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21일 현대로템에 따르면 디펜스솔루션 사업부는 올해 생산설비 개선, 연구개발(R&D) 등에 약 246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지난해(110억원)와 비교했을 때 2배 이상 증가했다. 레일솔루션(142억원), 에코플랜트(6억원), 기타 지원(147억원) 등 다른 사업과 비교했을 때 투자액이 압도적으로 많다.
LIG넥스원은 유도무기 체계 연구·생산기지 구축을 위해 토지를 확보했다. LIG넥스원 관계자는 “향후 사업 구성을 고려해 추가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LIG넥스원은 지난해 1100억원을 투자해 구미공장을 증설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올해 상반기에 창원 3사업장의 생산라인 증설을 계획하고 있다. 지난해 폴란드와 계약한 K9 자주포 1차 물량을 차질 없이 공급하기 위해서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2027년까지 5년간 R&D 투자에 1조500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이후 6~10년간 매출의 5~10%인 3조원 규모로 투자를 확대한다. 강구영 KAI 사장은 “(투자를 통해) 올해를 ‘글로벌 톱7 항공우주기업’으로 도약하는 원년으로 삼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투자 확대는 지난해 상승세를 이어가기 위한 조치이다. 지난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지정학적 불완전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국내 방산업체들은 기술력을 앞세워 역대급 성과를 달성했다. 현대로템과 한화디펜스(현 한화에어로스페이스), KAI가 폴란드 군비청과 최대 40조원에 달하는 수출 총괄계약을 맺은 것이 대표적이다. 이같은 성과에 힘입어 지난해 국내 방산기업 매출은 역대 최고치인 16조3195억원으로 추산된다.
업체별로 살펴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해 연결 기준 사상 최대 실적(매출 6조5369억원, 영업이익 3753억원)을 달성했다. 2021년과 비교했을 때 매출은 18%, 영업이익은 35.5% 늘었다. 같은 기간 현대로템(3조1633억원)과 KAI(2조7869억원), LIG넥스원(2조2208억원) 매출도 각각 10%, 9%, 22% 상승했다.
연이은 성과에 스웨덴 안보 싱크탱크인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에 따르면 최근 5년(2018~2022년)간 한국의 방산 수출시장 점유율은 2.4%이다. 직전 5년(2013~2017년)간 점유율 1.3%보다 1.1%포인트 상승했다.
국내 방산업체들은 올해도 수주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KAI는 지난달 말레이시아 국방부와 FA-50 18대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규모만 9억2000만달러(약 1조2038억원)이다. 호주에서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독일 라인메탈이 보통전투장갑차 수주를 놓고 경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