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반도체 적자 2조→4조 확대 전망에도” 30년 ‘NO감산’ 유지할까 [비즈360]

[헤럴드경제=김지헌 기자] 올해 1분기 삼성의 메모리 실적 우려가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1분기 손실이 4조원에 육박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메모리 실적 악화를 관측하는 목소리가 커지는 가운데, 삼성이 30년 무(無) 감산 기조를 유지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신증권은 올해 1분기에 삼성 반도체가 4조4710억원의 영업손실을 볼 것으로 내다봤다. 파운드리(시스템LSI 포함)를 제외하고, 메모리만 국한해서 보면 5조6740억의 손실을 기록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BNK투자증권이 예상한 올해 1분기 삼성 반도체의 영업손실은 3조4580억원이다. 메모리 영업손실은 3조7550억원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이날 하이투자증권이 예상한 올해 1분기 삼성 반도체의 영업손실은 2조6440억원이다.

지난달 말만 해도 주요 증권사들이 삼성반도체의 1분기 손실이 2조원대 규모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으나, 이달 들어 갑자기 적자폭이 확장되는 모양새다.

삼성과 함께 국내를 대표하는 순수 메모리 반도체 기업인 SK하이닉스는 이미 작년 4분기에 영업손실 1조7012억원을 기록하며 2012년 3분기 이후 10년 만에 분기 적자로 전환했다. 올해 1분기에는 적자 폭이 더 커질 수 있다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SK하이닉스 1분기 영업손실 전망치는 3조7000억원 수준이다. 최근 금융투자업계에서 바라보는 영업손실 전망치는 4조원을 웃돈다.

고물가·고금리로 인한 글로벌 경기침체로 모바일·가전제품 등 소비 위축, 반도체 주문 감소, 재고 증가, 반도체 가격 하락 등이 이어지는 모습이다.

가격은 이미 낮아질대로 낮아졌다는 평가다. 지난 2021년 9월까지 4.1달러를 유지하던 PC용 D램 범용제품(DDR4 8Gb 1Gx8) 가격은 1월부터 평균 1.81달러로 떨어졌다. 낸드플래시 범용제품(128Gb 16Gx8 MLC)의 평균 고정거래가격도 2021년 7월 4.81달러에서 지난달 4.14달러로 하락했다.

삼성전자의 재고자산은 지난해 말 기준 52조 1879억 원으로 1년 전(41조3844억 원)보다 약 11조원 늘었다. 이중 반도체 부문 재고는 전체의 55.7%에 해당하는 29조 576억원이다. DS 부문 재고는 1년 새 약 77% 가량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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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전경. [삼성전자 제공]

금융투자업계는 감산 필요성을 지적한다. 위민복 대신증권 연구원은 “감산 결정을 미루게 된다면 판가가 생산 원가 이하 수준에서 머무르게 되는 기간이 3개 분기 이상까지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며 “업체들의 추가 감산 시점이 매우 임박했거나, 이미 진행 중일 것”이라고 추정했다.

그러나 업계에선 무감산 기조 가능성을 높게 평가한다. 업계 관계자는 “메모리 시장이 3분기에 회복이 될 것으로 보인다”라며 “결국 삼성이 업황 반등을 기대하고 올해 하반기까지 무감산 정책을 유지하며 점유율을 높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실제로 점유율 효과는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전세계 D램 시장에서 삼성은 45.1%를 기록해, 직전분기 4.4%포인트 가량 점유율이 높아졌다. 낸드 플래시 시장에서도 삼성은 직전분기보다 2.4%포인트 상승한 33.8%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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