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라봐서 미안하다 사랑한다 멜버른여행③

질롱, 빅토리아주 2대 도시의 한국사랑 [함영훈의 멋·맛·쉼]
질롱 이스턴 비치
질롱, 빅토리아주 2대 도시의 한국사랑 [함영훈의 멋·맛·쉼]
올시즌 또 투수로 나서겠다는 구대성 질롱코리아 선수(초대 감독 겸 선수)
질롱, 빅토리아주 2대 도시의 한국사랑 [함영훈의 멋·맛·쉼]
질롱 인근 테린다 와리너리 포도밭
질롱, 빅토리아주 2대 도시의 한국사랑 [함영훈의 멋·맛·쉼]
질롱 요트계류장과 대관람차, 그리고 다인종 다계층 얼굴의 목각인형들.

[헤럴드경제, 질롱=함영훈 기자] “질롱이 한반도 만한 빅토리아주의 두 번째 도시라고?” 질롱코리아 호주프로야구팀때문에 숱하게 많이 들어보았던 질롱이다. 호주 올림픽 동메달 결정전 승리투수 구대성이 팀의 산파이다.

사람 키 보다 큰, 다인종, 다계층 얼굴의 목각인형들이 해안가에서 여행자를 반기는 호주 질롱 역시 우리는 이름만 알지 진면목을 잘 모른다.

멜버른에서 남서쪽으로 80km를 가면 해안가 있는 질롱은 한국야구 10~20대 꿈나무들에겐 일종의 약속의 땅이자 여행자에겐 바닷가 주민의 인정이 느껴지는 휴양,미식 도시이다.

질롱코리아의 구성 선수는 주로 한국 프로야구 2군리그 유망주로 통하던 젊은 선수들이다. 다들 평소 가보고 싶던 호주에서 살면서 야구를 계속하고, 호주에서 기량을 닦아 실력을 키우려는 뜻에서 찾아왔다.

질롱, 빅토리아주 2대 도시의 한국사랑 [함영훈의 멋·맛·쉼]
질롱 갤러리 존스턴 파크 [빅토리아주 관광청 제공]

▶질롱코리아 야구단, 선수키우기에 진심= 호주 현지 랜딩사 겸 국내투어 전문여행사인 오즈나라투어 다니엘 서 디렉터에 따르면, 주전선수 만을 골라 출전시킨다면 아마 상위권 도약이 쉬웠을 것이지만, 이 팀 구성원들의 꿈과 희망을 고려해 모든 선수를 고루 기용시키다 보니, 하위권에 머물러 있다는 것. 그래도 매년 시즌 전적이 나아지고 있다. 질롱코리아는 3번째 시즌을 맞아 이병규 감독이 부임했다. 다이엘이 이끄는 오즈나라투어는 야구팀 질롱코리아의 공식후원사 중 한 곳이다.

질롱은 아름다운 해양 휴양도시의 면모, 수제 맥주 양조장, 오래된 산업 공장의 리모델링, 인정 넘치는 지방도시 카페 등이 어우러져 있으며, 최근 들어 모든 면에서 변화의 조짐이 이는 곳이다.

정원, 공공 예술품, 코리오베이 산책로, 이스턴 비치 파빌리온, 청정 와이너리 등을 갖추고 있어, 휴양과 에코투어를 하는 곳이다. 해상 데크길을 걷는 젊은 여성들의 재잘거림, 해변가 잔디밭에서 아빠와 아이가 공놀이를 하는 모습 등 주민도 여행자도 모두 편안한 표정, 느린 걸음걸이를 보이는 곳이다.

구대성 선수와 질롱코리아 덕분에 한국에 대한 사랑이 어느 도시 보다 큰 도시이다. 앞으로 질롱의 한국사랑은 더 커질 전망인데, 한국 기업이 새 터전으로 삼거나, 멜버른 한국인 유학생, 어학연수생, 워킹홀리데이 참가학생들의 방문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질롱, 빅토리아주 2대 도시의 한국사랑 [함영훈의 멋·맛·쉼]
질롱 해변 다이빙 [빅토리아주 관광청 제공]

▶호주 브랜드 떠난 자리, 한국기업 질롱 온다= 원래는 자동차를 생산하던 공업도시였다. 그러다가 호주 자동차 브랜드 홀덴이 9년전 이곳에서 철수했고, 최근 한화디펜스가 공장을 짓고 있다. 질롱시에 있는 아발론 공항(Avalon Airport) 내 15만m² 부지에 지어지는 대규모 생산시설이다.

LG화학도 질롱을 친환경자동차의 동력원으로 각광받고 있는 전지 공장 후보지로 물색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산업과 스포츠 등 면에서 인연이 깊어지고 한류의 인기도 높아져 질롱사람들은 한국인들을 정말 좋아한다. 빅토리아주 2대 도시라고는 하지만 주민들이 순박하다.

밥집을 해도 오래오래 대대로 한다. 52년된 해산물 식당 피셔맨즈 피어는 코리오 베이(Corio Bay) 해변에서 요트 계류장을 내려다 보는 위치에 있다. 해물 좋아하는 한국인 손님들이 온다고 하니 사장님부터 말단 알바까지 분주하다. 옆테이블의 현지인들도 손인사를 건넨다.

질롱, 빅토리아주 2대 도시의 한국사랑 [함영훈의 멋·맛·쉼]
질롱 피셔맨즈 피어의 통창

중국에서 온 워킹홀리데이 학생은 한국인 일행이 “한국 학생인줄 알았다”고 했더니 “그런얘기 들은 적 있다. 사천성에서 건설업 하시는 아버지가 보내줘서 왔는데, 내 조상님의 오래된 원류에 대해서는 이럴수도 저럴수도 있겠고, 잘 모르겠다”고 말하며, 인연을 이어보려는 의지를 보였다.

▶해변의 목각인형 반기는 휴양도시= 주민들은 출범 첫해 50대 구대성 감독이 선수로도 출전해 호수 최고령 세이브 기록을 올린 것에 대해 여전히 감탄해 한다. 그들은 2000년 호주올림픽 때 구대성이 일본과의 동메달 결정전에서 승리투수가 된 것을 기억한다.

구대성 선수가 올 11월 다시 투수라인업에 들었다고 하니, 한국에서든 호주에서든 관심사가 아닐수 없다. 호주는 초여름인 11월 11일 프로야구를 개막해 앞으로 8개의 소속 구단이 팀당 40경기씩 치르게 된다.

질롱, 빅토리아주 2대 도시의 한국사랑 [함영훈의 멋·맛·쉼]
질롱 북부 오스틴 와이너리

질롱의 해변, 수상 데크 산책길, 가는 곳 마다 반기는 세계 모든 인종, 직업을 묘사한 목각 인형 등 때문에 매력적이고 재미있는 해변 휴양지로 잘 알려져 있다. 여름휴가를 보내기 위해 매년 수십만 명의 인파가 몰려들 정도다.

질롱 중심부에 위치한 이스턴 비치 리저브는 사색하며 산책하기에 최적의 장소이다. 해안가를 따라 걷다 보면 질롱의 상징인 베이 워크 볼라드를 볼 수 있다. 걷다가 지칠 때쯤, 커닝햄 피어에 있는 카페에서 쉬어 가도 좋다. 해변에는 회전목마, 대관람차, 공공 수영장 및 이스턴 비치 프로메나드 등 가족과 함께 즐길 거리가 가득하다.

질롱, 빅토리아주 2대 도시의 한국사랑 [함영훈의 멋·맛·쉼]
질롱 이스턴 비치 해변 분수대
질롱, 빅토리아주 2대 도시의 한국사랑 [함영훈의 멋·맛·쉼]
질롱 해상데크길 입구의 강태공
질롱, 빅토리아주 2대 도시의 한국사랑 [함영훈의 멋·맛·쉼]
피셔맨즈 피어의 해물 요리. 랍스터는 가성비가 매우 높다.

질롱에는 이 지역 안팎 예술가들의 전시관 질롱갤러리와 존스턴파크, 분수대와 해상데크길로 잘 조성된 이스턴비치, 해양다이빙대, 북부 오스틴와인, 남부 키산와인, 근교 테린다 와인 등 와이너리가 많다.

해변 곳곳에 낚시꾼들이 보이는 가운데, 주인과 스태프가 손수 어획한 랍스터,도미 등 요리가 맛있는 피셔맨즈 피어가 사람들의 발길을 모으고 있다. 나라나 컬쳐센터는 호주에만 사는 희귀 동물, 토속문화갤러리를 겸비하고 있다.

질롱, 빅토리아주 2대 도시의 한국사랑 [함영훈의 멋·맛·쉼]
나라나 컬쳐센터 토속문화 갤러리

▶필립 헤드 해양 국립공원이 코앞= 질롱에서 남동쪽으로 30분 정도 차를 몰면 퀸스클리프에서 야생 돌고래 및 물개와 함께 물놀이를 할 수 있다. 멜버른 시티 아래 동그랗게 육지에 막혀 있는 필립만(최대 직경 60km)은 남쪽 만 살짝 트여 있는데, 동쪽 끝지점은 모닝턴 반도의 소렌도 포트시이고, 서쪽 끝지점은 벨라린 반도의 퀸스클리프이다. 밑빠진 독처럼 생긴 필립만의 동서 두 개방지점 거리는 2㎞. 퀸스클리프는 포트 필립 헤드 해양 국립공원으로 유명하다.

질롱, 빅토리아주 2대 도시의 한국사랑 [함영훈의 멋·맛·쉼]
질롱 나라나 컬쳐센터의 희류조류 에무스

해양국립공원 투어를 끊으면, 다양한 산호초와 해양 생물을 직접 만날 수 있다. 스노클링 하느라 허기진 배는 벨라린 테이스트 트레일을 따라 지역 고유의 레스토랑 및 와이너리를 이용하면 되겠다. 한여름인 12월 크리스마스 전후한 시점엔 이스턴 비치에서 조명쇼가 펼쳐진다.

최근 질롱에선 국제 에어쇼가 펼쳐졌고, 한화그룹 등 한국대표단도 멜버른과 질롱을 시끌벅적하게 주름잡으며 결기를 다지는 모습이 목격되기도 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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