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정부 출범 뒤 의무공개매수 등 주주권리 진전
[헤럴드경제=김상훈 기자] 최근 국내에서 영향력이 커진 주주행동주의와 이에 따른 기업들의 지배구조 개선 노력이 기업가치와 주가를 상승시키는 데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란 외국계 투자은행(IB)의 분석이 나왔다.
8일 골드만삭스는 ‘한국: 기업 지배구조와 주주제안에서 오는 기회들’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발간하고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는 “그동안 한국시장은 낮은 배당률로 인한 낮은 주주수익률로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증시 저평가)를 보여왔다”며 “최근 국내 기업의 거버넌스 개선과 주주제안들은 투자자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암시하는 고무적인 신호”라고 전했다.
앞서 KB증권도 지난 6일 보고서를 통해 국내 주주행동주의 캠페인의 증가가 글로벌 투자자들의 기업 지배구조에 대한 눈높이를 맞출 것이란 전망을 내놓은 바 있는데, 이날 외국계 IB도 비슷한 분석을 내놓은 것이다.
골드만삭스는 거시적으로는 새 정부의 자본시장 정책, 미시적으로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개인투자자와 사모펀드의 증가가 국내 기업 지배구조 개선을 이끌고 있다고 분석했다.
골드만삭스는 “새 정부가 출범한 지 1년이 채 되지 않았지만, 외환거래 시간 연장·배당지급 관행 개선에 더해 물적분할 자회사 상장 시 의무공개매수 제도 등을 통해 일반 주주의 권리에 있어 의미 있는 진전을 이뤘다”고 평가했다.
또 “과거에는 한국기업이 외국 펀드로부터의 주주제안에 직면해 외국 투자자로부터 국내기업을 보호하는 것이 주요 고려사항이었다면 최근의 주주제안은 코로나19 이후 늘어난 개인투자자와 국내 펀드들이 적극적으로 이끌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골드만삭스는 “아시아태평양 시장에서의 배당수익률과 주가순자산비율(PBR) 평가가치 간 상관관계를 적용하면 현재 0.9배인 한국 시장 PBR을 고려했을 때 22%의 평가 가치 재평가가 가능하다”고도 밝혔다.
아울러 최근 기업 지배구조 개선과 정책 조치로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지수 등재 가능성도 높아 보인다며 이런 지수 이벤트를 고려하지 않더라도 주주 권리와 가치 향상이 외국인 투자자에게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