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로를 주행하던 차가 집 주차장에 들어서고, 집과 ‘빈틈없이’ 연결된다. 차에서 TV를 시청하던 탑승객은 연결된 거실로 발을 옮긴다. 집 안에는 TV와 의자 대신 식물과 다양한 장식품들이 진열돼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이 최근 공개한 ‘모바일 리빙 스페이스(Mobile Living Space·움직이는 생활 공간)’ 애니메이션 내용이다. 영상은 자율주행 기술이 확대되면서 이동수단 내 편의기능이 늘어나고, 결과적으로는 이동수단이 생활공간의 일부로 활용된다는 내용을 담았다. 해당 영상은 공개 후 2주간 약 7200회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자율주행 시대에 걸맞은 혁신적인 환경은 완성차 업계의 숙제다. 자율주행이 구현되면 직접 운전하는 ‘이동수단’이 아닌 편하게 쉴 수 있는 ‘생활공간’으로 바뀌기 때문이다. 프리미엄 브랜드를 비롯한 완성차 업체들은 차량에 ‘편의기능 더하기’에 활발하다.
이를 구현하는 기술 전반을 통칭 ‘목적기반모빌리티(Purpose Built Vehicle·PBV)’라고 부른다.
업계는 PBV가 글로벌 시장에서 연평균 33%씩 성장해 오는 2025년 130만대, 2030년 700만대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030년에는 PBV가 글로벌 신차 판매량의 약 25%를 차지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현대차그룹은 이미 PBV를 구현할 수 있는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다. 이를 통해 기아에서 PBV 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대표적인 경우가 배송에 특화된 레이 1인승 밴, 택시로 활용할 수 있는 니로 플러스다. 향후 PBV는 자율주행에 어울리는 공간에 집중한 새로운 모델로 진화할 것으로 관측된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UX 테크데이 2022를 개최하고, PBV 콘셉트 차량을 공개하기도 했다.
다른 완성차 업체들도 PBV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GM은 CES2021에서 전기차 기반의 PBV ‘브라이트드롭’을 발표했다. 브라이트드롭이 제작한 배송용 전기차 ‘제보600’은 지난해 물류기업 페덱스에 500대를 납품하고, 최근 2000대 규모의 생산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폭스바겐은 PBV 개발을 위해 만든 독립법인 ‘모이아(MOIA)’를 통해 독일에서 ‘라이드 풀링’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도요타는 지난 도쿄올림픽에서 휠체어를 탄 승객이 편하게 타고 내릴 수 있는 ‘e-팔레트’를 공개했다. 이 밖에 미국의 리비안과 카누, 영국의 어라이벌 같은 전기차 기업들도 PBV 플랫폼을 활용한 다양한 모델을 개발 중이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현재 아이디어 차원에서 진행 중인 여러 아이템도 향후 자율주행 기술과 결합하면 활용 가능성이 무궁무진해질 것”이라며 “미래성장동력인 무인택시, 무인 화물 운송 등 여러 방면에서 자율주행 기술을 탑재한 PBV가 등장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김성우 기자
zzz@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