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2년 넘게 이어지고 있는 제약·바이오 종목의 주가 부진을 타개하기 위해선 연구·개발(R&D) 성과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한미약품이 비알콜성 지방간염(NASH) 치료제 개발에 성공해 시장 선점에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미약품 주가는 전거래일 대비 2.04%(5500원) 오른 27만4500원에 거래 중이다.
상승장의 모습이 뚜렷했던 올해 코스피 시장의 모습에도 불구하고 한미약품의 주가는 올들어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한미약품 주가는 연초와 비교했을 때 전날 종가(26만9000원)까지 3.76% 하락했다. 코스피 지수 평균 상승률이 10.2%였던 것에 비하면 초라한 수치다.
이런 가운데 증권가에선 한미약품이 개발 중인 NASH 치료제가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김태희 KB증권 연구원은 “한미약품이 NASH 치료제로 개발하고 있는 듀얼 아고니스트 HM12525A와 트리플 아고니스트 HM15211의 심상 성공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한미약품의 목표주가를 35만원에 38만원으로 8.57% 상향 조정했다.
한미약품의 듀얼·트리플 아고니스트는 올해 여름 각각 임상2a상, 임상2b상 결과 발표를 앞두고 있다.
한미약품이 개발 중인 듀얼 아고니스트인 HM12525A의 비만 환자 대상 임상 결과를 보면 26주 차 체중은 최대 11.8% 감소하며 리라글루타이드 대비 우수한 효능을 나타냈다. NASH 치료에 체중 감량이 중요한 요인이기에 치료제로서 가능성이 확인됐다는 것이다. 트리플 아고니스트인 HM15211의 임상2a상 결과에서도 12주 투여 시 고용량에서 간지방 함량이 81.1% 감소했고, 환자 9명 전원에서 50% 이상 감소했다는 결과도 도출됐다.
김 연구원은 알티뮨의 펨비두타이드가 적절한 비교 대상이라고 꼽았다. 작년 말 NASH 대상 임상 결과를 발표했고, HM12525A와 같은 GLP-1/글루카곤 조합이기 때문이다. 그는 “펨비두타이드 투약 12주 차 상대적 간지방 함량 감소율은 68.5%였고, 50% 이상 감소한 환자 비율은 72.2%였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한미약품의 임상 결과 발표 시 체중 감소 정도도 주의 깊게 봐야한다고도 했다. 펨비두타이드가 주평가지표와 부평가지표를 충족했음에도 불구하고 체중 감소 효과가 크지 않아 결과 발표 당일 알티뮨 주가가 27% 급락했기 때문이다.
김 연구원은 “유사한 조합의 임상 결과가 좋다고 해서 한미약품 약물 결과도 좋다고 보기에 무리가 있다”면서도 “GLP-1 유사체 중심의 듀얼·트리플 아고니스트가 NASH에 효과가 있다는 점은 다양한 사례를 통해 확인되고 있어 한미약품 약물의 성공 가능성도 높다고 판단한다”고 했다.
김 연구원은 “6월 우수한 결과가 발표될 경우 주가 상승폭은 클 것”이라며 “그렇지 않더라도 현재 시가총액에는 신규 파이프라인의 가치가 크게 반영돼있지 않아 하방 리스크는 크지 않다”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최근 부진했던 북경한미약품의 실적도 (중국 리오프닝 수혜로) 실적이 정상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