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의 금융비서’ 표방 2017년 창업
마이데이터 ‘업’으로 세상변화 자부심
흑자 전환 자신...그 후 기업공개 고민
회사 매각 생각없고 반드시 상장할 것
“이제 자산관리 뿐 아니라 맞춤형 자산증식경험까지 완료돼야 한다. 이게 저희가 해왔던 일이고 가장 잘할 수 있다”
내 카드의 씀씀이를 보고 ‘택시를 많이 탔다’고 알려주거나, 우리 집 매매가가 올랐다고 알림서비스를 받는 것은 이제 새롭지 않다. 지난해부터 마이데이터 서비스가 시작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서비스를 5년 전 처음으로 시작한 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김태훈 뱅크샐러드 대표는 2017년 개인의 금융 데이터를 모아 합리적 의사결정을 돕는 ‘금융비서’를 표방하며 창업했다. 사실상 국내 최초 자산관리앱으로 2019년에는 대출비교서비스가 혁신금융서비스로 선정됐고, 금융규제 샌드박스 1호 기업으로 선정됐다. 지난해 마이데이터 사업이 본격화되면서 본허가를 받은 64개사와 다시 출발선에 함께 서게 됐지만, 동시에 1350억원 규모의 시리즈D투자를 받으면서 시장에 저력을 입증하기도 했다.
서울 여의도 뱅크샐러드 본사에서 25일 만난 김 대표는 “창업자로서 아이디어가 구현돼 일상으로 퍼지고 마이데이터 업으로 세상을 변화시켰다는 자부심이 있다”고 밝혔다. 동시에 “뱅크샐러드는 올해 사용자 확대보다 수익에 집중할 것이고, 흑자 전환에 나설 것”이라고 자신했다.
-올해 목표는 무엇인가
▶수익에 집중하는 것이 첫번째다. 지금까지는 월간활성이용자수(MAU) 늘리기에 집중했다. 플랫폼이 되는 것이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용자를 광폭적으로 확대시킬 수 있는 전략은 이제 과당 경쟁 상황에서 맞지 않다. 때문에 바로 수익이 나오는 제품에 집중하기로 했다. 올해 흑자전환이 최대 목표다.
-경쟁이 치열해졌는데, 흑자 전환을 이룰 수 있는 구체적 방법은
▶비즈니스 모델을 다각화하려 한다. 하나는 맞춤형 자산증식이고 다른 하나는 건강관리다. 뱅크샐러드는 이제 자산관리가 아닌 자산증식까지 서비스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선 모든 금융상품 비교 및 데이터 기반의 알고리즘이 완료돼야 한다. 대출 금리 비교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신용점수 데이터를 활용해 금리인하요구권도 가능토록 하고 중도상환이 나을지 만기까지 유지하는게 나을지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유전자 검사를 기반으로 한 새 비즈니스 모델도 선보일 것이고, 뱅크샐러드 앱 내 건강 카테고리를 헬스케어 서비스로 확대해나갈 것이다.
-맞춤형 자산증식 모델은 언제쯤 나오나
▶광범위한 계획은 내년 상반기까지다. 금융상품은 40종 정도 있다. 대출만해도 신용·주택담보대출·전월세·사업자 등 복잡하다. 계좌도 월급통장, 마이너스통장, 자산관리계좌(CMA) 등 여러가지다. 이 모든 상품을 비교분석할 수 있는 서비스를 내년 상반기까지 내놓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또 대환대출관련 분석 서비스는 5월 금융위원회가 관련 플랫폼을 만들면 인프라가 열린다. 올 상반기는 ‘빚 관리 서비스’에 집중할 것 같다.
-가장 주안점을 두는 곳은
▶대출이다. 대폭 성장하고 있고 작년 대출비교서비스 내 제2금융권 비율이 올해 배 이상 커질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신용대출 부문만 이렇고 결국 주택담보대출 등으로 확장하면 핵심 시장이 될 것이다. 올해 흑자전환 뿐 아니라 월간으로도 손익분기점을 넘어서 도약 기반을 닦고, 건강(헬스케어)을 넥스트 플랫폼으로 가져가 미래가치를 극대화하고 싶다.
-작년 4월 공시된 감사보고서(2021년)까지는 영업 손실이 큰데, 흑자전환을 자신하는 이유는
▶예민한 부분인데, 작년까지 가장 많이 쓴 것은 마케팅 비용이다. 회수가능한 매출 타겟이 아니라 사용자를 대량으로 확보하는 데 초점을 맞췄기 때문이다. 앞으로 금융은 매출에 집중할 것이고, 이로인해 감소하는 비용 효과가 수백억 단위로 기대된다. 수익화가 동시에 강화되기 때문에 흑자는 충분히 달성 가능하다.
-자산관리 서비스가 넘침에도 불구하고, 작년 시리즈D 1350억원 투자를 받은 것는 이런 비전에서 나온 것인가
▶개인 자산관리나 금융상품 비교추천 시장의 성장성과 뱅크샐러드의 혁신성을 높이 본 것 같다. 특히 금융이 자산관리의 플랫폼 역할을 하고 금융 비교 서비스가 기존 오프라인을 대체할 것으로 내다본 것이 주효했다. 대출에 보험, 카드까지 다 합치면 금융상품 중개는 수수료만 수십조 되는 시장이다. 여기에 지난 5년간 뱅크샐러드의 성장 과정도 평가받았다고 본다. 주주들의 투자에 보답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열심히 하고 있다.(웃음)
-자산관리를 넘어선 자산증식도 그렇고, 헬스케어 부문도 결국 데이터다. ‘데이터 주권’ 논란은 피할 수 없는 문제일 거 같은데
▶뱅크샐러드의 자부심 중 하나는 기업과 기업이 주고받는 개인의 데이터를 각 사의 이해관계에 맡기지 않고 개인의 ‘디지털트윈(모든 정보가 웹 등 가상현실에서 구현)’이 가능토록 했다는 것이다. 이 구현은 개인에게 권리를 부여하는 형태밖에 없다. 말하자면 개인의 권리와 상충이 아니라 디지털 사각지대에 있던 것을 채워주고 조화롭게 병행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당연히 앞으로 기업간 데이터활용보다 개인이 부여받는 정보가 늘고 삭제권을 행사할 수 있는 등 데이터 권한이 더 강화되는 방식으로 패러다임 시프트가 일어날 것으로 본다.
-혁신 기업은 기업문화도 화제 아닌가. 뱅크샐러드의 기업문화는 어떠한가
▶ ‘자율과 책임이 가능한 인재들을 확실하게 신뢰하고 믿자’는 경영철학이 있다. 성공의 본질은 어떠한 어려움이 있더라도 좋은 툴을 만들어내겠다는, 꿈이 같고 끈질긴 사람들이 모여서 이뤄내는 것이라 생각한다. 지금 사무실의 100분의 1도 안되는 단칸방에서 혁신의 열망이 가득한 사람들과 함께 했고, 결국 뱅크샐러드가 추구하는 ‘데이터로 더 나은 삶을 만들자(Empowering people with data to make a better life)’를 이어나가고 있다. 과거엔 믿음만 공유했다면, 지금은 역량을 펼쳐나가는 데 대한 투자가 수반되고 철학은 변함없이 함께 가져가고 있다.
-뱅크샐러드는 지향점의 어느 단계까지 왔나
▶갈 길은 멀지만, 지금 회사에 김문규 최고기술책임자(CTO), 홍성준 최고디자인책임자(CDO) 등 구글에서 일하던 훌륭한 리더들과 자율과 책임을 다하는 인재들이 늘어나서 많은 진전을 보였다고 생각한다. 최근 2년간 비전을 공유하는 사람의 숫자를 늘리고 싶었다. 건강도 올해 말에는 금융 부문처럼 커져 있을 것 같다.
-엑시트(EXIT) 전략은 고민해 본 적 없나. 상장할 것인가.
▶회사를 키워 매각을 할 생각은 없다. 주주에게도 상장 할 것이라고 확실히 말씀드렸다. 기업공개(IPO) 시점은 정하지 않았지만, 흑자 전환 후 고민할 것이다. 우리는 마이데이터 플랫폼으로 확장을 잘하고 있고, 혁신도 단단히 보존하고 있다. 정체성을 유지해나가며 투자를 받아 회사를 성장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
정리=성연진·홍승희 기자
yjsung@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