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가스 인버스X2 ETN 새해 들어 70% 수익률
이상 고온에 독일 재고율 90% 육박…가격 급락
中 리오프닝·이상 기후로 장기 상승 가능성 전망
[헤럴드경제=권제인 기자] 유럽의 이상고온으로 천연가스 가격이 급락하면서 천연가스 ‘곱버스’ ETN(상장지수증권) 수익률이 70% 수준까지 치솟았다. 유럽의 재고도 평년 수준을 넘어서는 가운데 장기적으로는 천연가스 가격이 반등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상고온으로 여름철 유럽의 천연가스 수요가 다시 증가할 수 있고 중국 역시 리오프닝에 따른 수요가 확대될 수 있기 때문이다.
19일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천연가스 인버스X2 상품이 올해 ETN 수익률 상위 10위권을 모두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수익률이 높은 KB 블룸버그 인버스2X 천연가스 선물 ETN은 69.94%로 70%에 가까운 수익률을 기록했다. 가장 수익률이 낮은 TRUE 블룸버그 인버스 2X 천연가스 선물 ETN도 64.13%로 증가세가 뚜렷하다.
지난해 미국과 유럽의 천연가스 가격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러시아의 가스 공급 중단 조치로 급등세를 보였었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뉴욕상업거래소(NYMEX)의 천연가스 선물 가격은 지난 8월22일 MMBTU당 9.65달러까지 상승했다. 네덜란드 TTF 선물 가격도 ㎿h 당 339.20유로를 기록했다.
이후 1월 역대 최고 기온을 갈아치운 유럽 국가가 최소 8개국에 달할 정도로 겨울철 이상고온 현상이 나타나면서 천연가스 수요가 크게 감소했다. 독일 천연가스 재고율은 12월 기준 87.8%로 이전 5 년 평균 재고율보다 14.8%포인트나 높다. 12월 이후 가격은 급락해 18일 미국 천연가스 선물 가격은 3.31달러, 네덜란드 TTF 선물 가격은 61.71달러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천연가스 가격이 하락하더라도 결국 장기적으로 반등할 것으로 보고 있다. 유럽을 덮친 이상고온이 여름철 다시 에너지 수요를 늘릴 수 있고 천연가스 공급의 기초체력은 변함이 없기 때문이다.
김소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유럽의 12월 천연가스 수요는 지난 5개년 평균치 대비 11% 감소했다”며 “북아시아 지역들도 따뜻한 겨울을 나며 LNG 수입 경쟁이 완화한 점도 유럽 가스 재고 증가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에너지 섹터의 수급 펀더멘털은 크게 변하지 않았고 전 세계 가스 공급은 러시아로 인해 여전히 타이트하다”며 “현재 이상 기온이 지구온난화의 일환이라는 점을 미뤄볼 때 유럽은 여름철 날씨도 걱정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고찬영 NH연구원은 국내 상장된 천연가스 ETN 대다수가 추종하는 미국 천연가스 가격이 과매도됐다고 판단해 반등을 예상했다. 그는 “따뜻한 겨울 전망 속에서도 MMBTU당 4달러를 하회하는 현재 미국 천연가스 가격은 과매도 구간”이라며 “공급 측면에서는 생산량 증가세 둔화가 수요 측면에서는 LNG 향 천연가스 수요의 구조적 증가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천연가스 가격의 하향 안정화를 전망하면서도, 하락폭이 크진 않을 것으로 봤다. 그는 “미국 경기가 좋지 않은 만큼 수요가 줄어들 수 있어 천연가스 가격이 추세적으로 좀 더 하락할 수 있고, 장기적으로도 중국 수요 증대가 크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판단했다. 다만, 천연가스 가격이 2달러대까지 하락할 순 있어도 그 이상 떨어지긴 어렵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