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투협 ‘2022년 공모회사채 수요예측 실시현황’
322건, 28.4조원…건수 35.3%↓, 금액 28.0% ↓
“금리인상 따른 조달비용 증가 및 평가손실 우려확대 영향”
[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 지난해 가파른 금리인상에 따른 투자심리 위축으로 회사채 수요예측 규모가 30% 가까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자본시장 환경이 경색되면서 우량 등급과 비우량 등급간 양극화가 심화됐으며, 평가손실을 우려한 기관들의 참여 저조로 미매각도 증가했다.
25일 금융투자협회가 발표한 ‘2022년 공모회사채 수요예측 실시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공모 무보증사채 수요예측은 322건(28조4000억원) 진행, 전년대기 건수 기준 35.3%(176건) 줄고 금액으로는 28.0%(11조1000억원) 감소했다.
수요예측이란, 무보증사채 공모시 금리를 결정하기 위해 대표주관회사가 기업의 희망금리를 제시하고 금리, 물량 등의 수요상황을 파악하는 절차를 가리킨다. 이를 통해 기업의 직접 자금조달 환경이 얼마나 우호적인지 선제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금투협 관계자는 이날 “한·미 금리격차 축소 및 물가안정을 위해 한국은행이 연 7회 금리인상을 단행하면서 발행사의 자금조달 비용 증가와 기관의 평가 손실 우려 확대로 발행수요와 기관 투자심리가 위축됐다”며 “지속적 금리인상 및 레고랜드 사태 등 연이은 악재 여파로 기업들이 회사채 발행 시기를 이연하거나 은행대출 및 CP발행 등으로 자금조달 경로를 선회, 분기가 지날수록 수요예측 규모가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11월 말부터 대내외 불확실성 완화 및 정부의 안정화 정책 등의 영향으로 시장 분위기가 개선되면서 우량채를 중심으로 수요예측이 재개되고 높은 참여율을 달성했다.
금투협은 지난해 수요예측의 특징으로 ▷양극화 심화 ▷미매각 증가 등을 꼽았다. AA등급 이상의 우량채는 재작년 70.8%에서 지난해 77.6%로 증가하면서 주축을 이룬 반면 A등급과 BBB등급은 모두 감소했다. A등급의 예측금액은 5조원으로 전년(9조4000억원) 대비 절반 가까이 줄었으며, 경쟁률도 133.1%에 그쳐 재작년(464.1%)보다 큰 폭 하향됐다. 응찰자가 나타나지 않는 미매각도 52건에 2조6000억원 규모로 발생됐다. 이는 금액 기준으로 전년 대비 4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6.7%의 미매각율을 기록하면서 전년(1.1%) 대비 크게 상승했다.
또 금투협은 지난해 회사채 발행시장의 특징으로는 ▷결정금리 상승 ▷만기 단축 등을 꼽았다. 금투협은 “긴축정책 장기화로 최종 기준금리 수준의 불확실성이 증대되는 가운데 공사채 고금리 발행으로 회사채 결정금리 상향(-5.8bp→15.3bp, 1bp=0.01%포인트) 압력이 높아졌다”며 “특히 증권사 리테일 및 하이일드펀드 등이 주요 수요처인 BB등급에 비해 수요 기반이 약한 A등급을 중심으로 신용경계감이 심화, A등릅 결정금리가 전년대비 38.8bp 급등했다”고 밝혔다. 단기물 선호도가 높지면서 평균 만기는 3.7년으로 전년대비 0.6년 축소됐다.
업권별 참여 현황을 보면 수요예측 물량의 36%를 증권사가, 31%를 자산운용사가 차지했다. 업권별 배정은 37%를 증권사가, 26%를 자산운용사가 담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