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 E300’ 평균 147만원 하락

대형차·외제차 위주 가격 위축세

고개매입 차 안 팔려…매매상 울상

1만㎞ 탄 제네시스 G80 2800만원…금리 뜨자 중고차값 ‘뚝’ [여車저車]
[헤럴드DB]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 지난해 유례없는 호황을 누렸던 중고차 업계가 최근 이어진 고금리 여파에 급속도로 위축되고 있다. 신차의 고객 인도 기간이 짧아지고, 경기 침체가 계속되면서 고객 이탈이 잇따르고 있어서다. 고가에 매입한 중고차 가격이 하락하자 매매상들은 울상을 짓고 있다.

13일 한국자동차매매사업조합연합회가 발표한 ‘1월 중고차 시황’에 따르면 이달 중고차 시장에서 대형차와 수입차(2019년 출시모델 기준)는 모델별로 100만원 이상이 하락했다.

차종별로는 벤츠 ‘E클래스 E300 아방가르드’가 이달 평균 4131만원으로, 전월보다 147만원 하락했다. BMW ‘520d 럭셔리 라인 플러스’는 전월보다 105만원 내린 평균 3510만원이었다. 현대차그룹 제네시스 ‘G80 3.3 AWD 럭셔리’는 평균 3321만원(184만원 하락), ‘G90 3.8 럭셔리’는 4997만원(103만원 하락)으로 조사됐다. 특히 ‘G80 3.3 AWD 럭셔리’는 중고 판매가가 2866만원부터 형성됐다.

모바일중고차 플랫폼 첫차가 지난 4일 집계한 자료에서도 대형차의 하락세는 뚜렷했다. 인기 차종 중 하나인 ‘그랜저IG’는 전월보다 3.2% 떨어진 1700만~2710만원에 가격대가 형성됐다. ‘올 뉴 카니발’도 5.6% 내린 1820만~2790만원 사이였다.

최근 고금리 여파를 이기지 못한 법인이나 개인이 리스·렌트차를 시장에 내놓은 영향으로 매물도 쌓이는 추세다. 이런 가운데 서울 장한평이나 경기도 일산·수원, 인천 등 주요 중고차 매매단지에는 손님 발길도 끊겼다.

한국자동차매매사업조합연합회 관계자는 “새해 들어 중고차 판매가가 큰 폭으로 하락하는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업체 딜러가 업황을 묻는 말에 대답도 하지 않을 정도로 분위기가 가라앉았다”고 말했다.

중고차 매매상들은 침체된 시장 분위기를 반전시킬 요인이 없다고 토로한다. 경기도에 거점을 둔 25년차 중고차 판매상 A(55) 씨는 “지난해 반도체 수급난 당시 비싼 가격에 사 온 일부 차량을 아직 판매하지 못했다”며 “그래도 좋은 가격에 차가 들어오면 매입을 거절할 수 없어 악순환이 계속된다”고 한숨을 쉬었다.

중고차 플랫폼인 엔카닷컴 관계자는 “신차 출고 대기로 시세 변동이 적었던 작년 1월과 달리 올해 1월은 전반적으로 내림세를 보였다”면서 “가계 지출이 많은 1월 설 연휴가 지나면 다시 시세가 오를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고려하면 차량 구매의 적기로 판단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1만㎞ 탄 제네시스 G80 2800만원…금리 뜨자 중고차값 ‘뚝’ [여車저車]
[한국자동차매매사업조합연합회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