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먼 JP모건 CEO “기준금리 5%로는 인플레 못 낮춰”

파월 “인기 없는 대책도 불사”…연준 고위 인사들 지원 사격

하지만 미국 증시는 아랑곳 않고 일제 상승 마감

백만장자 헤지펀드 매니저 “경제 박살 전 금리 낮출 것”

美 증시 투자심리 전반 견고함 확인…韓 증시에도 우호적

“기준금리 6%에 도달”…연준 편든 ‘월가 황제’ 발언에도 시장은 무시, 왜? [투자360]
미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제롬 파월(왼쪽) 의장과 미국 최대 은행인 JP모건의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로 ‘월가(街)의 황제’로 불리는 제이미 다이먼의 모습. [로이터]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미국 최대 은행인 JP모건의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로 ‘월가(街)의 황제’로 불리는 제이미 다이먼이 미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최종 금리 수준이 시장의 예상치인 5% 수준을 뛰어넘어 6%까지 오를 것이란 ‘폭탄 발언’을 내놓았다. ‘인플레이션(물가 상승)과 전쟁’을 최대 과제로 여기는 연준이 금리 인상 기조를 조기 종료하고 연내 ‘피봇(pivot·금리 인하)’에 나서길 기대하는 시장과 대립각을 더 세울 것이란 전망을 내놓은 것이다.

이에 금리 인상에 민감한 기술주 중심의 미 나스닥 지수는 물론, 나스닥 지수의 변동에 민감한 국내 증시가 어떻게 반응할지 관심이 집중된다.

JP모건 CEO “기준금리 5%로는 인플레 못 낮춰”

다이먼 CEO는 10일(현지시간)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불확실성이 매우 높은 수준인 상황 속에 5% 금리가 인플레이션을 필요한 수준으로 낮추기에 충분한지 모르겠다”면서 “기준금리가 많은 사람들이 예상하는 5%를 훨씬 넘어 6%에 도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이먼은 연준이 올 중반 현재의 금리 인상 기조를 일단 멈추겠지만, 인플레이션이 예상처럼 연준의 목표치(2%)를 향해 큰 폭으로 하락하지 않음에 따라 다시 4분기에 금리 인상 기조로 돌아설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의 이날 발언에 많은 사람들이 주목한 이유는 그가 지난해 연준의 금리 인상을 정확히 예측했기 때문이다. 약 1년 전 그는 연준이 총 6~7회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 전망했었다. 실제 연준은 작년 총 7회 금리를 인상했고, 기준금리를 4.25~4.50% 범위로 끌어올렸다.

파월 “경제 둔화 등 인기 없는 대책도 불사”

다이먼의 이날 발언은 연준 고위 인사들이 연이어 내놓고 있는 ‘고(高)금리 기조’와 맞닿아 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같은 날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심포지엄에서 “물가 상승률이 높을 때 물가 안정을 회복하려면 단기적으로 금리를 올려 경제를 둔화시키는 것과 같은 인기 없는 대책이 필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시장 전반에 퍼져있는 ‘연내 피봇’ 등의 낙관론에 대해 또 한 번 경고장을 날린 것이다.

“기준금리 6%에 도달”…연준 편든 ‘월가 황제’ 발언에도 시장은 무시, 왜? [투자360]
미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제롬 파월(왼쪽) 의장이 10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심포지엄에서 발언하고 있다. [EPA]

여기에 다른 연준 인사들도 지원사격에 나섰다. 미셸 보우만 연준 이사는 같은 날 한 행사 연설에서 인플레이션이 진정될 때까지 당분간 더 금리를 인상해야 한다고 했고,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와 래피얼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는 기준 금리를 5%를 웃도는 수준으로 인상 후 장기간 유지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美 증시 일제 상승…“경제 박살 전 금리 낮출 것”

다만, 시장은 잠시 움찔했을 뿐 고금리 전망을 여전히 무시하는 모양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86.45포인트(0.56%) 오른 33,704.10으로 장을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27.16포인트(0.70%) 상승한 3,919.25로, 나스닥지수는 106.98포인트(1.01%) 뛴 10,742.63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주요 인사들의 강경 발언 릴레이에도 눈도 깜빡하지 않고 ‘제 갈 길’을 가고 있는 셈이다.

“기준금리 6%에 도달”…연준 편든 ‘월가 황제’ 발언에도 시장은 무시, 왜? [투자360]

향후 개최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금리 인상폭 전망치를 보여주는 ‘CME 페드워치’에서도 2월 FOMC에서 연준이 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이 78.2%에 이르렀고, ‘빅스텝(한 번에 0.5%포인트 인상)’을 밟은 가능성은 21.8%에 불과했다. 이후 3~9월 FOMC에선 기준금리 4.75~5.00%가 단일 확률로는 1위를 유지하고, 11월에는 4.50~4.75%가 35.4%로 1위인 것으로 나타났다. 늦어도 시장에서 11월부터 연준이 피봇에 나설 것으로 전망한다는 뜻이다.

이날 세계은행이 올해 전 세계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3%에서 1.7%로 내렸다는 소식과 함께 억만장자 헤지펀드 매니저 폴 튜더 존스는 주식시장에 대해 낙관하면서 “연준이 경제를 무너뜨리기 전에 금리 인상을 중단할 것”이라고까지 말했다.

“기준금리 6%에 도달”…연준 편든 ‘월가 황제’ 발언에도 시장은 무시, 왜? [투자360]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시장이 여전히 연준이 언제쯤 긴축을 중단할 지를 주시하고 있다며 단기적으로 CPI가 발표될 때까지 박스권에 머물 것으로 예상했다. 시장에선 12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대비 6.5%로 11월(7.15)보다 낮고, 전월과 같은 수준을 기록하며 안정세를 보일 것이라 본다. 여기에 실제 경제에선 인플레이션이 더 빠른 속도로 낮아지고 있다는 평가에도 힘이 실리고 있는 상황이다. SPI에셋 매니지먼트의 스티븐 이네스 매니징 파트너는 “연준(당국자들)이 계속 나와 매파적 발언을 쏟아내고 있지만, 시장은 이를 모두 가격에 반영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미 증시의 이 같은 움직임은 국내 증시의 흐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미 증시가 경기 침체 이슈와 금리 상승 등에도 불구하고 상승했다”며 “특히 러셀2000 지수의 상승폭(1.49%↑)이 컸다는 점은 전반적인 투자심리가 견고함을 의미한다는 점에서 국내 증시에 우호적”이라고 설명했다. 서 연구원은 국내 증시의 경우 지수보다는 개별 종목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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