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제변경 후 미분양 통계업무 이관
건설사 보고 의무 강화, 통계 정확성 높이기로
[헤럴드경제=박자연 기자] 국토교통부가 미분양 통계의 검증을 한층 강화한다. 그간 개별 건설사가 기초지방자치단체에 보고하던 수치에 의존하던 수준에서 보고 의무를 한층 강화해 통계의 정확성을 높이기로 했다. 이는 윤석열 대통령이 미분양 주택 매입을 검토하라는 주문과 맥을 같이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11일 국토교통부는 소속기관 직제 시행규칙 일부개정령안을 입법예고했다. 주택토지실에 설치한 주택 임대차지원팀이 전세사기TF를 흡수하며 과로 변경되면서 기존 주택공급과가 팀으로 바뀌고 분장사무를 조정하는 게 골자다.
직제를 변경하는 과정에서 주택정책과 소관이었던 미분양 관련 통계 생산·분석·개선 관련 사항은 주택공급기획팀에서 담당하기로 했다. 고금리, 경기둔화 등으로 부동산 하락이 길어지며 미분양 현황이 수요자의 주된 관심사로 떠오르자 이에 대한 관리를 강화하기 위해 업무분장을 조정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부동산 하락기 미분양 통계는 매우 중요하다”면서 “주택공급기획팀에서 관리를 본격적으로 해보라는 취지에서 해당 업무가 이관된 것으로, 정부가 미분양 통계관리에 대한 의지가 있음을 표명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주택공급기획팀은 우선으로 건설사에서 기초지자체에 제출하는 1차 미분양 보고관리를 더 명확하게 할 예정이다. 통상 건설사가 기초자치단체에 미분양 현황을 제출하고 지자체는 이를 광역자치단체, 국토부로 올리는 방식으로 미분양 통계가 작성돼왔다. 이 과정에서 눈에 띄는 경우가 아니고는 별도 검증 없이 수치를 집계하다 보니 구조적으로 통계의 누락분이 존재해왔다. 이에 국토부는 건설사의 보고 의무를 높여 해당 통계에 대한 관리·검증 강화를 검토 중이다.
미분양 통계관리 강화는 윤석열 대통령의 미분양 매입 정부 검토 발언과 맥을 같이한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 3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올해 국토부 업무보고에서 "정부 공공기관이 (미분양 주택을) 매입하거나 임차해서 취약계층에게 다시 임대를 하는 방안도 깊이 있게 검토해주기를 바란다”고 주문한 바 있다.
미분양전망 수치는 이달에 넉 달 만에 감소 전환했지만 아직 안심하기는 이른 상황이다. 주택산업연구원에 따르면 1월 미분양물량은 5.9포인트 감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여전히 분양일정을 잡지 못하는 건설사가 많은 상황이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대형 단지의 경우 아직 일정을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일단 상반기는 무리라고 판단하고 있고, 하반기에 상황을 보겠지만 이조차도 좋지 않으면 내년까지도 분양이 밀릴 가능성도 간과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