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직원의 10%에 달하는 규모
팬데믹 국면서 과잉 고용 역작용
고금리 역풍에 M&A 시장 ‘꽁꽁’
모건스탠리·씨티 등도 속속 합류
미국 최대 투자은행 골드만삭스가 3200명 가량의 감원에 나선다. 세계 최대 전자 상거래업체 아마존이 1만 8000명 해고를 결정하는 등 빅테크를 강타한 해고 칼바람이 월가로 번지는 분위기다.
10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골드만삭스는 전체 직원의 10%인 3200명을 줄이는 감원 계획을 이번 주 발표할 예정이다. 골드만삭스가 이정도의 대규모 인력을 감축했던 건 2008년 리먼 브라더스 사태로 인한 금융 위기 때가 마지막이다. 당시 전체 직원의 10%를 줄였고, 최고 경영진들은 보너스를 포기했다.
이번 해고 대상은 지난해 부진했던 IB 부문과 적자를 내고 있는 인터넷 개인 대출 플랫폼, 소비자 금융 부문 등으로 나타났다.
골드만은 1월 말에 지급되는 연례 보너스도 올해는 40% 정도 줄일 예정으로 알려진다. 팬데믹 이후에 대면 근무를 위해 출근하는 직원에게 제공하던 공짜 아침과 점심 서비스도 중단한다. 또 뉴욕 맨해튼 본사에 있는 ‘스카이 로비’에서 직원에게 무제한 주던 커피와 음료수가 사라진다. 팬데믹 기간 사무실을 오갈 때 제공했던 택시비도 중단한다.
월가에 구조조정 칼바람이 부는 것은 금융업계도 빅테크 업체들과 마찬가지로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호황에 힘입어 지난 2년간 인원을 대폭 늘렸기 때문이다. 기업 인수합병(M&A)이 주식시장 붐을 타고 호황을 누리면서 은행들은 투자 부문 인력이 대거 늘어났다.
데이비드 솔로몬 골드만삭스 CEO 체제 하에서 고용인원은 2018년 대비 무려 34% 급증했다. 지난해 9월 30일 기준으로 골드만의 직원수는 4만9000여명에 이른다. 하지만 고금리 역풍으로 지난해 주식시장이 폭락하고, M&A 시장은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에 들어가자 그동안 대거 늘렸던 이 분야 인력이 과잉상태가 됐다. 지난해 기업공개(IPO)는 94% 급감했다.
솔로몬 CEO가 야심차게 밀어 붙였던 상업은행 전략을 축소한 것 역시 감원에 영향을 미쳤다.
골드만이 첫 발을 뗐지만 월가 다른 은행들도 감원 대열에 동참한 상태다. 모건스탠리, 씨티그룹, 바클레이스가 최근 골드만보다 규모는 작지만 감원계획을 발표했고, 최근 고전하고 있는 스위스계 투자은행 크레딧스위스(CS) 역시 지난해 4분기 중 2700명, 2025년까지 9000명을 감원할 계획이다.
연준의 금리 인상이 시장에서 잠재적인 주택 구매자들을 포기시키면서 웰스파고 역시 모기지 부서의 수백 명을 해고했다.
대형은행들은 이에 그치지 않고 2월과 3월 매출이 예상을 밑 돌 경우 추가 감원에 나설 전망이다.
금융권에 앞서 대규모 감원에 나선 곳은 미국 빅테크 업계다. 아마존은 무려 1만8000여명에 이르는 감원 계획을 밝혔다. 전체 임직원의 5%에 해당하는 숫자다. 이는 최근 1년간 대형 빅테크 기업의 인력 구조조정 중 최대규모이며 시장이 예상한 1만명을 두 배 가까이 상회한다.
아마존에 이어 고객관계관리(CRM) 소프트웨어 기업 세일즈포스는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공시를 통해 전체 인력의 10%를 해고하겠다고 신고했다. 세일즈포스의 전 세계 임직원 수는 팬데믹 직전인 2020년 1월 31일 4만 9000명에서 지난해 10월 31일 현재 8만 명으로 불어났다.
이민경 기자
think@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