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발행어음 금리 줄줄이 인하…업계 자금조달 ‘숨통’

유동성 위기 한숨 돌리나…증권사 발행어음 금리, 2개월 만에 ‘5%대→4%대’ [투자360]
[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연초부터 대형 증권사들이 발행어음 금리를 잇따라 인하하고 있다. 지난해 발생했던 자금시장 경색이 가라앉고 정상화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는 시그널이 본격화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은 이달 5일부터 발행어음 금리를 0.1∼0.35%포인트 내렸다. 1년 만기인 발행어음 금리는 5.25%에서 4.90%로 떨어졌고, 271∼364일(5.15%→4.85%), 181∼270일(5.10%→4.80%), 91∼180일(4.70%→4.45%), 61∼90일(4.20%→3.90%) 약정 상품도 하향 조정됐다. 발행어음형 종합자산관리계좌(CMA)와 수시·31∼60일물 발행어음 금리는 3.90%에서 3.80%로 인하했다.

한국투자증권도 이달 2일부터 5%대 발행어음 금리를 0.2∼0.25%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181∼270일 약정 상품은 금리를 5.30%에서 5.10%로 인하했으며, 그 이상 기간과 적립식 상품은 0.25%포인트씩 내려 5%대 중반에서 초반으로 떨어뜨렸다.

NH투자증권은 지난해 말 이미 6개월물 이상인 경우 금리를 0.5∼0.6%포인트씩 내려 3∼4%대 후반에서 대부분의 발행어음을 발행하고 있다. KB증권도 현재 1년물(5.05%)을 제외한 1∼9개월 약정 발행어음은 금리가 3∼4%대다.

한국투자증권과 일부 특판 상품을 제외하면 이달부터 5%대 금리의 증권사 발행어음은 자취를 감춘 셈이다. 금리를 인하한 증권사들은 “최근 자금시장 금리를 반영해 발행어음 수익률(금리)도 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발행어음은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의 대형 증권사들이 자체 신용을 바탕으로 발행하는 1년 이내의 단기 금융상품이다. 은행 예·적금과 달리 예금보험공사가 보호하지 않아 발행사의 신용 위험에 따라 투자자들의 원금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발행어음 인가를 받은 곳은 대형사 중에서도 미래에셋증권·한국투자증권·NH투자증권·KB증권 등 4곳뿐이다. 이들은 자기자본의 200% 한도 안에서 발행어음을 발행할 수 있다.

증권사 발행어음 금리는 지난해 10월 초까지만 해도 4%대가 대부분이었지만, 레고랜드 사태 여파로 자금시장 경색이 심해지고 증권사도 유동성 확보에 적극적으로 뛰어들면서 한달여 만에 5%대까지 올랐다. 한때는 연 8%대 특판 상품까지 등장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대형사들이 고금리의 발행어음으로 시중 자금을 흡수하자 중소형사의 자금난을 우려한 금융당국은 지난해 11월 한국증권금융을 통해 대형사에도 유동성을 공급하기도 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지난해 신용 위험 우려가 증가하며 시장이 경색됐고 그 과정에서 금융회사들이 유동성 확보를 위해 수신 경쟁을 했다”며 “그러다보니 대형 증권사 발행어음 금리도 과도하게 올라갔고 현재는 정상화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정부의 자금시장 안정화 조치와 증권업계의 ‘제2 채안펀드’ 등 자구책이 효과를 내면서 단기자금시장의 바로미터 격인 기업어음(CP) 91일물 금리는 지난달부터 연일 내리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CP 91일물 금리는 지난해 12월 초 5.54%로 정점을 찍은 뒤 하락하기 시작해 가장 최근 거래일인 이달 6일엔 5.01%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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