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역 브로커 “6개월 동안 256건 병역 등급 변경”
허위·과장 가능성 제기
온라인 통해 의뢰인 현혹 우려
[헤럴드경제=박지영 기자] ‘뇌전증’을 허위로 꾸며내는 신종 수법으로 병역 면탈을 조장한 병역 브로커 구모(46)씨에 대한 수사가 전방위로 확대되는 가운데, 군전문행정사들은 구씨가 온라인에 내건 ‘성과’가 허위일 가능성이 있다고 의심하고 있다.
6일 병무청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6월까지 재신체검사(병역처분변경원 신청)을 통해 병역 처분이 변경된 인원은 총 4546명, 생계 사유 병역감면원 신청 후 면제 인원은 288명이다. 구씨는 같은 기간 본인의 행정 사무소가 재신체검사 통한 등급 변경 256건, 생계 사유 병역 감면 가결 25건을 수행했다고 밝힌 바 있다. 구씨의 주장에 따르면 재신체검사 병역 변경의 5%, 생계 사유 병역 감면의 9%를 본인이 수행한 셈. 이 밖에 진행 중이거나 기각됐다고 기재한 건수까지 포함하면 구씨의 행정사사무소는 6개월간 무려 1900건 이상의 업무를 수임했다.
구씨는 각 지역에 지사장을 둘 만큼 규모가 큰 행정사 사무소를 운영한다고 홍보했지만, 실상은 본인의 사무실도 따로 없는 영세한 업장이었다. 구씨의 명함에 기재된 강남구 사무실은 공유 오피스 건물. 공유 오피스 관계자는 “(구씨는) 공간 임대 없이 한달에 1~2번 정도 공간을 ‘예약’해 방문했다”고 말했다.
업계는 허위 성과일 확률이 높다고 의심하고 있다. 한 군전문 행정사 A씨는 “병역 변경만 한 달에 40건 이상 처리했다는건데 상담, 수임, 서류 작성, 제출 등 일반적인 과정을 생각하면 혼자서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6년 차 행정사 B씨는 “그정도 수임건수면 행정사 업계 ‘탑’ 수준으로 흔하지 않다”라며 “하지만 해당 행정사의 이름을 들어본 적도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구씨는 ‘화려한 성과’로 의뢰인을 현혹했다. 손명화 6·25 국군포로가족회 대표는 “국군포로 행정 처우 개선을 위해 찾아보니 (구씨의 사이트에) 댓글이 많고, 상도 받았다고 돼있어 전화했다”며 “상담을 요청하니 직접 찾아와 단체의 ‘부대표’ 직함을 요구했다”고 말했다. 구씨는 해당 단체로부터 받은 임명장을 네이버 블로그에 올리는 등 홍보에 활용했지만, 약속했던 훈장 수여 절차는 제대로 진행하지 않았다.
한편,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남부지검은 지난해 12월 구씨를 병역법위반죄로 구속기소하고 같은 혐의로 또다른 브로커 B씨도 불구속 수사 중이다. 이들과 관련된 수사 대상만 100명 이상으로 병역 면탈 혐의로 수사받고 있는 이들 중에는 프로 배구, 프로 농구, 승마, 볼링 선수 등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park.jiyeong@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