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14 기대보다 판매 저조
올 출시 아이폰15 가격인하할 듯
10만원대 보급형 이어폰도 개발
불황의 그늘이 ‘콧대 높은’ 애플의 가격 정책마저 흔들고 있다. 경기침체의 장기화로 소비자들이 허리띠를 졸라매자 애플이 급기야 가격인하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애플은 그동안 상대적으로 비싼 가격을 고수하며 프리미엄 전략을 공고히 해왔다. 그러나 불황의 여파로 소비자들이 지출을 줄이면서 판매량 감소를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중국산 저가 제품들의 공세가 갈수록 거세지면서 고심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입지가 좁아진 애플로선 방어책으로 결국 가격인하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올해 출시 ‘아이폰15’ 판매 부진에 가격 낮춘다=IT전문매체 폰아레나 등 외신은 애플이 올해 출시할 ‘아이폰15 플러스’ 모델의 가격을 인하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지난해 ‘아이폰14 플러스’ 판매 성적이 부진하자 가격인하 카드로 판매량을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그동안 애플은 아이폰 모델별로 ‘급 나누기’를 해왔다. 아이폰14, 14 플러스 등 저가 모델과 아이폰14 프로, 14 프로맥스 등 고가 모델로 분명한 차등을 뒀다.
애플은 지난해 아이폰14 시리즈를 선보이며 저가 모델에서 5.4인치 아이폰 미니를 없애고 6.7인치 아이폰 플러스를 추가했다. 그러나 아이폰14 플러스 판매량은 예상을 밑돌았다. 수요가 저가 모델보다 고가 모델에 쏠렸다. 충성도 높은 애플 고객들이 기능이 더 뛰어난 프로 모델로 눈길을 돌린 탓이다.
아이폰14 플러스의 성적은 세계 최대 스마트폰 시장인 중국에서 크게 부진했다. 애플 전문 분석가 궈밍치 대만 TF인터내셔널 애널리스트는 “중국에서 아이폰14 시리즈 사전예약 물량 중 플러스 비중은 5% 미만에 불과하다”며 “이는 사라진 아이폰13 미니 모델보다 낮은 것으로 애플의 제품 세분화 전략이 실패했다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이에 애플은 내부적으로 플러스 모델의 판매를 늘릴 수 있는 여러 방안들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중 하나가 플러스 모델의 가격 인하다. 현재 국내에서 아이폰14 플러스 모델은 최저 135만원(128GB)부터 최고 180만원(512GB)에 판매되고 있다. 프로 모델은 최저 155만원(128GB)부터 최고 230만원(512GB)으로, 플러스 모델과 프로 모델의 가격 차이는 20만원에서 50만원 수준이다.
▶무선 이어폰 ‘에어팟’10만원대 보급형 개발=애플이 저가 무선 이어폰 시장에도 뛰어든다. 애플 전문 매체 나인투파이브맥(9to5mac)은 애플이 저가 보급형 무선 이어폰 ‘에어팟 라이트’(AirPods Lite)를 개발 중이라고 보도했다.
비싼 가격 정책을 고수했던 애플이 중국산 저가 무선 이어폰과 경쟁하기 위해 10만원 대의 무선 이어폰으로 중국에 맞불을 놓을 것이란 관측이다. 홍콩 증권사 하이통 인터내셔널 테크 리서치(Haitong Intl Tech Research) 제프 푸(Jeff Pu) 애널리스트는 에어팟 라이트의 가격이 129달러(약 16만원) 미만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애플의 기존 무선 이어폰 가격이 20~30만원인 점을 고려하면 반값 수준이다.
현재 가장 저렴한 애플의 무선 이어폰은 2019년에 출시된 ‘에어팟 2세대’로, 129달러에 판매된다. ‘에어팟 3세대’는 169달러(약 21만원), ‘에어팟 프로 2세대’는 249달러(약 32만원·국내 공식 출고가 35만9000원)다.
여기에 2020년 549달러(약 70만원)에 달하는 최고급 무선 헤드폰 ‘에어팟 맥스’까지 선보이며 프리미엄 무선 이어폰 시장을 이끌고 있다.
그러나 최근 중국 제조사들이 저렴한 가격에 음질도 개선된 무선 이어폰을 쏟아내면서 애플의 영향력도 줄어들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제프 푸 애널리스트는 “무선 이어폰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에어팟의 경쟁력도 힘을 잃고 있다”며 “에어팟 출하량은 2022년 7300만대에서 2023년 6300만대로 감소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애플의 또 다른 옵션은 에어팟 2세대 가격을 99달러(약 12만5000원)로 더 낮추는 것”이라며 가격인하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실제로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최근 3년간(2020~2022년) 150달러 이상 무선 이어폰의 시장 점유율은 37%에서 30%로 하향세를 보인 반면 100달러 이하 제품은 46%에서 55%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특히 중국을 비롯해 인도에서까지 중저가 모델을 앞세운 신흥 로컬 기업이 계속 성장하며 프리미엄 시장을 위협하고 있는 상황이다.
김현일·박로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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