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조정폭이 1월 큰폭 상회
1월에 그해 변수 선반영
증권사 1월전망 2100~2400대, 연전망 2000~2600대
“구조문제 개선으로 外人 발길 돌려야 도약 가능”
[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 국내증시가 새해부터 하락세를 이어가면서 좀처럼 무거운 분위기를 탈피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새해 첫 달 주식시장이 강세를 보이는 이른바 ‘1월 효과’도 기대하기 힘들다는 전망이 나오지만, 이보다 1월과 연 수익률의 상관 관계에 더 주목해야 한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역대 기록을 보면 1월이 좋았다고 반드시 연간으로도 좋았던 것은 아니었지만, 60% 이상의 확률로 같은 기조를 보였기 때문에 1월 성적표에 촉각을 곤두세우지 않을 수 없다는 분석이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000년부터 작년까지 코스피 지수의 1월 수익률과 연간 수익률이 양(+)이든 음(-)이든 동방향성을 나타낸 적이 15차례에 달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확률로 따지면 65%다.
2000년에는 1월에 지수가 10.9% 하락했는데 연간으로는 52.4% 떨어졌다. 이듬해인 2001년에는 1월 수익률이 18.6%를 보였는데 연간으로는 33.2%를 나타냈다.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였던 2008년에는 1월에 12.3% 떨어졌는데 연간으로는 39.3% 빠졌다. 2009년 들어서는 1월에 0.4% 오르며 시작했는데 연간으로는 무려 45.4% 올랐다.
작년은 1월에 코스피 수익률이 -10.9%를 기록했는데 연중으로는 마이너스폭이 25.2%로 확대됐다. 이처럼 1월·연간의 수익률이 같은 움직임을 보인 해의 경우 대체로 연 조정폭이 1월을 크게 상회했다. 또 2012년부터 2015년까지는 1월·연간 방향성이 4년 연속 일치했다. 2021년은 1월 수익률(1.1%)과 연간 수익률이(1.1%)이 아예 같았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1월이 대체로 그 해의 변수들을 선반영하는 측면이 강하기 때문에 1년 전체의 기조와 같은 흐름을 따르는 경향성이 높은게 사실”이라며 “첫단추를 잘 꿰야 한다는 말을 주식시장에도 적용할 수 있고, 그렇기 때문에 새해 첫 달 지수 변동에 신경을 쏟지 않을 수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도 증권사들은 1월 코스피가 2100~2400대에서 등락할 것이라고 보고 있는데, 연간으로는 이보다 범위가 넓은 2000~2600대에서 움직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난해 코스피는 2230대에서 마무리됐는데, 증권사들은 작년보다 레벨의 상향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는 것이다. 이에는 이미 주식시장에 올 기업들의 실적 부진이 반영돼 있고, 증시가 다음 해의 수익 전망에 따라 미리 움직인다는 점과 연내 통화정책의 완화 가능성 등이 영향을 미쳤다. 또 2000년 이후 국내 증시가 2년 연속 하락한 적이 없다는 점도 참고가 됐다.
이런 가운데 해외 기관들은 국내 증시 도약을 위해서는 외국인 투자자의 발길을 돌리게 한 시장의 구조적인 문제를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골드만삭스, JP모건 등 전 세계 160개 글로벌 투자자와 금융기관을 회원사로 둔 아시아증권산업금융시장협회(ASIFMA)는 최근 한국자본시장에 대한 백서를 내고 한국 시장의 공매도 금지 조치 장기화, 글로벌 투자자들의 약한 정보 접근성, 시장조성 등 거래활동 제한, 원화 접근성 제한 등을 지적했다. 이에 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지난 2일 2023년 증권·파생상품시장 개장식에서 “깜깜이 배당 관행을 개선하고 글로벌투자자 진입 규제를 완화해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에 전념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