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KB월간 시계열 통계
지난해 10월 대비 25% 떨어져
전국아파트 중위가격 28개월만에 3억원대
[헤럴드경제=서영상 기자] 전국 아파트 값이 연일 역대 최고폭의 하락을 거듭하면서 전국 아파트 중위 가격이 4억원대 마저 무너진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9월 5억원대에서 4억원대로 떨어진 중위가격은 4개월만에 다시 앞자리가 바뀌며 급격한 집값 하락세를 실감하게 했다.
30일 KB월간 시계열 통계에 따르면 올해 12월 전국 아파트 중위가격은 3억 9833만원으로 전달(4억 500만원)보다 667만원 떨어졌다. 전국 아파트 중위가격이 3억원대였던 것은 지난 2020년 8월(3억 7325만원)이후 28개월만에 처음이다. 최고점을 찍었던 지난해 10월 (5억 3294만원)보다는 25%(1억 3461만원) 떨어졌다.
중위가격(중앙가격)은 주택 매매가격을 순서대로 나열했을 때 중간에 위치한 가격이다. 평균가격이 저가주택 또는 고가주택의 가격 변동폭에 크게 좌우되는 것과 달리 중위가격은 순수하게 정중앙의 값인 만큼 시세를 살피는데 효과적이다.
최근 5개월 사이 전국 아파트 중위가격이 1억원 넘게 떨어진 것에 대해 KB 관계자는 “가격을 정밀하게 보기 위해 지난 11월 표본을 3만 2000여개에서 6만 2000여개로 늘리면서 중저가 주택들이 대거 포함된 것이 가격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물론 시장의 흐름 역시 최근 급락하고 있는 추세”라고 했다.
실제 중위가격의 하락은 평균가격의 하락과 확연히 다른 흐름을 보이고 있다. 동일 표본으로 확인한 8월 전국 아파트 평균가격은 5억 5842만원에서 12월 5억 3367원으로 2500만원 떨어진 것에 불과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고가아파트들에 비해 금리 부담에 민감한 중저가아파트들이 급매물 위주로 거래되면서 가격조정이 빨라지는 것으로 분석했다. 즉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은 아파트들이 급매물 위주로 기존보다 싼값에 거래되면서 아파트의 ‘가운데 값’인 중위가격이 평균가격에 비해 보다 빨리 하락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평균가격을 지탱해주는 강남고가주택들은 가격 변동이 소폭 하락에 그치고 있다.
서울 역시 비슷한 흐름이다. 12월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은 10억 3833만원으로 최고점이던 지난 7월(10억 9291만원) 대비 4.9% 떨어졌다. 이같은 하락세가 계속되면 10억원 선도 조만간 붕괴될 가능성이 높게 예측된다.
서울내에서는 상대적으로 중위 가격 아파트들이 대거 포진한 노도강(노원구·도봉구·강북구)을 포함한 강북의 하락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강북 지역 12월 중위가격은 재작년 8월(8억 9000만원)이후 29개월만에 9억원대가 무너지며 8억 9500만원을 기록했다.
한편, 서울 아파트 평균매매가는 3.3㎡당 5000만원 선이 무너졌다.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4983만원으로, 서울 아파트 평당 가격이 4000만원대 인 것은 지난해 12월(4934만원) 이후 처음이다. 지역별로는 송파구(-2.56%), 강동구(-2.24%) 등 서울 동남권의 하락이 두드러졌다. 특히 송파구는 올해 1월부터 -6.14% 떨어지며 서울내에서 한해 동안 가장 높은 하락율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