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산지는 중국, 뉴질랜드 수출로 ‘키위’ 알려져
국내선 외국산과 차별화 위해 ‘참다래’
“소비자 혼선 막으려면 이름 통일해야”
[헤럴드경제=육성연 기자] “키위와 참다래, 대체 뭐가 다른거야?”
키위와 참다래 표기를 두고 이런 의문점이 떠오를 때가 있다. 흥미로운 것은, 우리나라에서만 동일한 과일에 키위와 참다래 이름이 붙는다는 것이다. 외국 품종인 키위에 토종 분위기인 ‘참다래’ 명칭이 붙여진 사연에는 국내 키위산업의 보호 목적이 있었다.
키위하면 바로 뉴질랜드가 떠오르지만, 사실 키위의 원산지는 예상외로 중국이다. 중국 양쯔강 유역에서 재배되던 키위가 20세기 초 뉴질랜드에 전달됐고, 상업화된 헤이워드(Hayward) 품종 키위가 본격적으로 육성됐다. 이것이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그린키위’다.
키위는 뉴질랜드가 수출시장을 개척하면서 지어진 이름이다. 털이 많은 그린키위의 생김새가 뉴질랜드의 국조인 키위새와 닮았다는 이유로 이렇게 불려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린키위는 1982년 국내 농가에 처음 도입됐으며, 1991년 이후 ‘참다래’로 불려졌다. 농업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남해출장소의 키위담당 이목희 농업연구사는 “키위와 참다래는 같은 과일을 가지고 국내에서만 다르게 부르는 명칭”이라며 “자유무역협정(FTA)으로 1991년 국내 키위산업이 위기를 맞자, ‘국내에서 생산된 키위’를 외국산과 차별화하고 보호하기 위해 ‘참다래’라고 이름 붙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다래’는 우리나라에서 자생하는 다래나무속(Actinidia)식물로, 다래, 개다래, 쥐다래 등이 있으며, 키위보다 작고 과피에 털이 없다.
최근에는 키위 명칭을 통일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우선 소비자에게 혼동을 준다는 이유가 크다. 이목희 농업연구사는 “소비자가 혼란을 겪는 것을 막아야 하며, 수입과 수출이 증가하는 추세에서는 전 세계적 공용어인 ‘키위’를 사용하는 것이 적합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미 한국참다래연합회는 명칭을 정리하려는 강한 의지로, 2018년 ‘키위연합회’로 이름을 변경했으며, 대부분 큰 규모의 법인은 키위를 법인명에 사용하고 학계에서도 최근에는 키위로 사용한다”고 말했다. 현재 원예학 용어집에도 키위로 등재돼 있다.
키위에 대한 또 다른 문제는 로열티(사용료) 부분이다. 키위는 우리나라 식품 중 로열티 지불이 큰 품목중 하나이다. 농촌진흥청 자료에 따르면, 2017년부터 2021년까지 가장 로열티가 많이 지불된 식품 품목은 버섯(204억3000만원)이며, 참다래(86억6000만원)가 그 뒤를 이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국내 품종도 다양하게 육성되고, 보급률도 해마다 늘어나는 추세다. 이 농업연구사는 “국산 품종 보급률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로열티의 상대적인 절감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국내 키위 품종은 총 32종에 달하며, 해금, 감황, 스위트골드 등 달콤한 골드키위 위주로 재배되고 있다. 2022년 국내 품종 재배 면적은 총 376.5헥타르(ha)로, 전체의 28.2%를 점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