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음, 침수방지 등 거주환경 대한 지속적 관심 표출
상반기 ‘안전진단 완화’, 하반기는 ‘분양가’ 이슈화
[헤럴드경제=신혜원 기자] 올해 아파트시장의 주요 키워드는 ‘벽간소음’ ‘안전진단’ ‘분양가’ ‘물난리’ ‘발망치(발소리로 인한 층간소음)’ 등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양호한 주거환경에 대한 관심 그리고 한 해 동안의 재건축·청약시장의 이슈를 보여준다는 평가다.
26일 부동산 플랫폼 직방이 자사 애플리케이션 및 호갱노노(자회사)에서 아파트 거주민이 작성한 리뷰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예년(2018~2021년) 대비 올해 상대적으로 언급률이 가장 높은 키워드는 ‘벽간소음’이었다. 예년도 평균보다 3.76배 높은 언급률을 기록했다.
‘벽간소음’은 층간소음과 달리 공동주택 같은 층에 있는 옆 세대에서 발생하는 소음을 의미한다. 예전부터 공동주택 소음과 관련해 층간소음에 대한 관심이 많고 실제로 ‘층간소음’ 키워드는 절대적인 언급률이 8.7%(올해 4분기 기준)를 기록해 높은 수치를 보이고 있으나 현재는 층간소음만이 아니라 같은 층의 벽간소음에 대한 관심 또한 빠르게 늘어나는 양상이다.
리뷰에서 ‘벽간소음’과 같이 언급되는 키워드 1위는 층간소음으로, 아파트 정주여건을 평가하며 층간소음을 지적할 때 벽간소음에 대해서도 같이 언급하는 경우가 다수였다. 그 외의 대부분 이웃 키워드는 ‘주차’ ‘관리비’ ‘옆집’ ‘버스’ 등 주거환경과 관련된 키워드들로, 아파트의 거주환경을 평가하는 리뷰들에서 벽간소음에 대한 지적이 예년보다 많이 상승하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그 뒤로는 ‘안전진단’(2.82배), ‘분양가’(2.82배), ‘물난리’(2.78배), ‘발망치’(2.59배) 등의 키워드가 이어졌다.
‘안전진단’ 키워드는 20대 대선이 있던 올해 1분기에 높은 언급률을 기록했다. 이는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후보 당시 언급한 30년 이상 노후 아파트에 대한 정밀 안전진단 면제정책, 대선 직후 발표한 재건축 안전진단 완화정책 등의 영향으로 해석된다. 실제 이웃 키워드도 ‘재건축’이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한다. 리뷰들을 보면 새 정부의 안전진단 완화 및 면제와 관련해 재건축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을 언급하는 글이 다수였다.
‘분양가’ 키워드는 지난해까지 1~2% 내외의 언급률을 기록했으나 올해 들어 언급률이 꾸준히 상승해 4분기 현재는 5.5%를 기록하고 있다. 실제 리뷰들에서 ‘분양가’ 키워드를 직접 언급하는 경우를 보면 분양가 적정성에 대해 논하는 경우가 많다는 분석이다. 현재 아파트시장이 가격하락기에 접어들면서 청약 예정 단지의 분양가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이웃 키워드 가운데 2위가 ‘비싸다’라는 점이 이러한 해석을 뒷받침한다.
‘물난리’ 키워드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언급률이 높은 키워드는 아니었다. 그러나 올여름 수도권을 포함한 전국에서 집중호우가 쏟아지며 강남역 일대와 같은 저지대의 침수 사태, 반지하주택에 거주하던 일가족이 사망한 사건 등으로 인해 침수 방지와 배수관리의 중요성에 대한 관심이 증가했다. 실제 리뷰들을 보면 침수 우려가 없는 고지대라는 점을 강조하거나 주차장, 엘리베이터 등 시설의 관리가 잘 되고 있는 아파트라는 것을 강조하는 의견을 다수 확인됐다.
‘발망치’ 키워드는 층간소음 이슈와 관련한 신조어로, 지난해에도 과거 대비 언급률이 상승한 주요 키워드로 선정됐다. 발망치 키워드는 올해도 예년도보다 꾸준히 언급률이 상승하고 있으며, 실제 리뷰들을 보면 위층의 층간소음을 발망치 소리에 비유하며 불만을 표하는 글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이를 통해 ‘벽간소음’ ‘층간소음’과 함께 주거환경에서 소음 문제가 큰 관심을 끌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