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세정 기자] 한국 게임의 신화를 일군 ‘괴짜 천재’ 고(故) 김정주 넥슨 창업자와 관련한 안타까운 소식이 연일 전해지고 있다. 무려 6조원의 상속세 ‘폭탄’을 맞은 유가족은 대출이자 부담까지 가중된 데 이어 김 창업자의 암호화폐 계좌가 해킹을 당해 85억원 상당의 암호화폐까지 탈취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 창업자는 지난 2월 미국에서 갑작스럽게 별세했다. 그는 생전에 극심한 우울증으로 치료받아왔던 것으로 전해진다.
당장 유가족은 김 창업자의 별세 후 상속세 ‘세금폭탄’을 맞은 상태다. 유가족이 내야 할 상속세율은 65%에 달한다. 기본 상속세율 50%에 최대주주(보유 지분 50% 이상) 할증이 붙은 수치다. 내야 할 상속세만 6조5000억원에 달한다. 삼성가 유족의 상속세 12조원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큰 규모다.
특히 최근에는 글로벌 금리인상 기조로 상속세 납부를 위한 대출이자 부담까지 떠안게 됐다. 김 창업자의 부인 유정현 NXC 감사와 두 딸은 지난 8월 31일 6조원가량의 상속세를 신고하고 첫 납부를 마쳤다. 상속세 재원 마련을 위해 일본 도쿄증시에 상장된 넥슨(NEXON·ネクソン) 지분을 담보로 일본 금융사에서 약 7000억원 규모의 엔화 대출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은 아직 한국보다 기준금리가 낮지만 글로벌 금리인상 기조로 일본 역시 금리인상 움직임을 본격화하고 있다. 김 창업자의 유족 역시 대출금리 인상으로 인해 급격히 증가한 이자 부담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이와 함께 김 창업자 사후에 암호화폐 계좌가 해킹을 당해 약 85억원에 달하는 암호화폐가 탈취당했다는 소식도 뒤늦게 전해졌다.
업계에 따르면, 해킹범죄조직 일당 A(39)씨 등은 지난 5월 암호화폐거래소 코빗에 개설된 김 전 회장의 계좌에 침투했다. 10일간 총 27차례에 걸쳐 계좌에 들어 있는 85억원어치의 비트코인·이더리움 등을 다른 계좌로 옮긴 것으로 알려졌다.
코빗 측은 사망한 김 창업자의 계좌에서 거래가 발생한 것을 수상하게 여겨 수사기관에 신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지난 9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지난달 1심에서 징역 6년을 선고받았다.
A씨 일당은 해킹조직의 총책에게 받은 김 전 회장의 개인정보를 이용해 유심(USIM·가입자 식별장치)을 불법 복제한 뒤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됐다. 총책은 아직 검거되지 않았으며, 김 전 회장 측의 피해액은 아직 환수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김 창업자는 지난해 3월 은사인 이광형 한국과학기술원(KAIST) 총장의 취임식에 축사하는 모습이 마지막 공식석상 모습이다. 그는 당시 이 총장과의 인연을 소개하면서 말을 잇지 못하고 울먹이는 모습을 보였다.
sjpark@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