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알 5만원, 실화냐?” 유명한 ‘이 여성’도 빠졌다, 10알 삼켰더니 무슨 일이
드라마 ‘슈룹’의 한 장면. [TVING 캡처]

[헤럴드경제=주소현 기자] “마마, 오늘은 벌써 드셨사옵니다” “이리 힘든 일이 있으실 때마다 챙겨 드시니 건강해지시겠습니다”.

철없이 해맑은 대군들을 바라보며 시름에 빠졌던 중전 화령이 실마리를 찾고 다시 기운을 낼 때, 대군들을 대신해 밤샘공부를 할 때, 대군의 비밀을 지키기 위해 비 내리는 늦은 밤 처마 밑에 쪼그려 앉아 있을 때, 이럴 때마다 드라마 ‘슈룹’에서 화령이 늘 찾는 것이 있다.

손을 내밀면 신 상궁은 품에서 작은 주머니를 꺼내 금박으로 둘러싸인 환을 하나씩 손바닥에 올려둔다. 위기의 순간을 함께해준 신 상궁에게 “먹어둬, 그거 먹으면 자네도 이제 빼도 박도 못하는 거야”라며 나눠주기도 한다.

“1알 5만원, 실화냐?” 유명한 ‘이 여성’도 빠졌다, 10알 삼켰더니 무슨 일이
드라마 ‘슈룹’의 한 장면. [TVING 캡처]
“1알 5만원, 실화냐?” 유명한 ‘이 여성’도 빠졌다, 10알 삼켰더니 무슨 일이
드라마 ‘슈룹’의 한 장면. [TVING 캡처]

화령을 상징하는 소품으로 ‘슈룹(우산의 옛 이름)’ 못지않게 중요한 역할을 하는 소품이 바로 ‘공진단’이다. 우산이 어머니로서 자식을 보듬어주는 화령의 일면을 상징한다면, 공진단은 위기에 맞서고 헤쳐나가는 여성 화령의 원동력을 나타낸다.

수시로 공진단을 까먹는 화령에게 신 상궁은 “오늘은 이미 드셨다”며 개수를 헤아려주기도 한다. 물론 화령은 아랑곳하지 않고 수시로, 필요할 때마다 먹는다. 아무리 귀한 약이라도 많이 복용하면 안 좋은 걸까.

한의학계에서는 공진단은 많이 먹는다고 몸에 무리가 가는 약은 아니라고 설명한다. 오히려 ‘없어서 못 먹는’ ‘중전은 그만큼 먹어도 되는’ 약으로 통한다. 사향·녹용 등 값비싼 재료들을 넣어 만든 일종의 보신제로, 지금도 한 알에 5만원 이상으로 알려져 있다. 워낙 고가인 탓에 최근 뇌물수수 등 혐의로 징역 4년6개월 선고를 받은 홍문종 전 의원이 받은 뇌물리스트 중에도 공진단이 껴 있을 정도다.

“1알 5만원, 실화냐?” 유명한 ‘이 여성’도 빠졌다, 10알 삼켰더니 무슨 일이
[헤럴드경제DB]

중전도 아닌데 공진단을 한 번에 10알을 복용했다는 한의사도 있다. ‘미래의 한의사’로 불리는 이상훈 한국한의학연구원 책임연구원이다. 중요한 미국 출장 일정에 감기 기운을 떨치고 체력을 회복하려고 시가 50만원가량의 약을 먹은 셈이다.

실제로 이 연구원은 한약이 기를 채워줄 수 있다는 생물학적 메커니즘을 밝혀내기도 했다. 한의학에서는 만성피로가 있거나 질병에 쉽게 걸리거나 나른함, 호흡곤란, 약한 맥 등 다양한 증상을 두고 ‘기가 허하다(기허증)’라고 하는데 한약으로 이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연구진은 기를 보하는 한약재에서 도출한 13종의 성분이 유전자에 미치는 경로와 영향을 추적했다. 연구결과 이 성분들이 탄수화물, 지방, 단백질 대사를 연결하는 경로와 아미노산, 비타민 등에 관여해 에너지를 생성하거나 생산 효율을 높일 수 있다는 점이 확인됐다. 이 논문이 국제 저명 학술지 ‘플랜트’에 게재됐다.

“1알 5만원, 실화냐?” 유명한 ‘이 여성’도 빠졌다, 10알 삼켰더니 무슨 일이
이상훈 한국한의학연구원 책임연구원. [한국한의학연구원 제공]